北 “존엄 모독 그만” vs 南 “너나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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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존엄 모독 그만” vs 南 “너나 잘하세요”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3.04.1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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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남측 민간단체 퍼포먼스 재차 시비…통일부 “품격 있는 언어·행동이 기본 도리”
▲ 탈북여성들로 이뤄진 뉴코리아여성연합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 앞에서 북한 주민들의 굶주림 외면한 3대 세습, 전쟁놀이에 나선 김정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매일일보]김일성·김정일·김정은 독재 3대에 대한 남측 민간단체와 민영언론매체들의 조롱과 풍자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북한이 “우리의 최고존엄을 모독하고 북침전쟁연습소동에 계속 매달리며 반공화국 제재책동에 광분하는 한 그 어떤 북남대화도 절대로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반면 우리 통일부는 이례적으로 북측을 향해 “품격있는 언어”를 쓰라는 브리핑을 내놓았다. 남측 정부 및 군수뇌부와 국가수반인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저급한 언어로 연일 비난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것에 대해 점잖게 꾸중한 것이다.

18일 북한의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대변인 담화에서 “괴뢰패당이 미국과 한짝이 되여 우리의 우주개발과 핵무력 강화를 함부로 걸고 들면서 반공화국 제재, 압살 책동에 가담하고 조선반도에 최신 전쟁장비들을 대대적으로 끌어들이며 군사연습을 벌리는 적대행위와 북침전쟁책동이 계속되는 한 북남대화나 북남관계 개선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조평통 담화는 “원래 남조선당국이 진정으로 대화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면 우리가 충고한대로 뒤늦게라도 우리의 존엄을 모독하는 행위를 일체 중지하고 북침전쟁연습과 반공화국소동을 걷어치우며 앞으로도 그러한 적대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온 민족 앞에 확약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조평통은 특히 ‘태양절’(김일성 생일)에 있었던 남측 보수단체의 반북 퍼포먼스 등을 다시 문제 삼으면서 “도대체 미국과 함께 최신 핵전쟁 장비들을 총동원하여 독수리 합동군사연습을 계속 강화하면서 대화니 뭐니 하고 말할 있는가”라고 비난했다.

또한 최근 남한 정부가 개성공단 사태와 관련한 남북대화를 촉구한 것에 대해서는 “남조선당국은 개성공업지구 문제만을 떼여놓고 오그랑수(술수)를 쓰려고 하지만 공업지구 사태로 말하면 현 북남관계 정세의 집중적 반영”이라며 “개성공업지구를 위험천만한 전쟁발원지로 만들려 하면서 ‘운영 정상화를 위한 대화’요 뭐요 하는 것은 한갖 요설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담화는 한반도 비핵화 논의와 관련, “남조선당국은 아직도 미국 상전과 같이 그 누구의 ‘비핵화’요 뭐요 하는 잠꼬대 같은 소리를 하면서 우리의 핵을 대화탁에 올려놓고 흥정해보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런 어리석은 망상은 아예 집어치우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이날 남북대화의 장애물로 한미군사연습을 거듭 강조함에 따라 ‘독수리연습’(FE)이 계속되는 이달 말까지 개성공단 정상화를 포함한 남북관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날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도 성명을 통해 “한국과 미국이 진실로 대화와 협상을 바란다면 모든 도발행위들을 즉시 중지하고 전면사죄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이 보도에 따르면 정책국 성명은 “1차적으로 당치않은 구실을 붙여 조작해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조치를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남조선 괴뢰들은 천안함 사건과 3·20해킹 사건과 같은 제 집안의 불상사를 ‘북 관련설’로 날조해 벌리고 있는 모든 반공화국 모략 소동을 즉시 중지해야 할 것”이라며 “대화와 전쟁 행위는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성명은 "다시는 우리 공화국을 위협하거나 공갈하는 핵전쟁 연습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것을 세계 앞에 정식으로 담보해야 한다“며, ”청와대의 안주인은 우리의 핵을 민족공동의 자산으로 떠받들고 있으면 앞길이 창창하지만, 미국의 핵우산을 쓰고 있으면 망하고 만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지난 16일 판문점 북측 판문각에서 북한 군 병사가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평양 교도=연합뉴스>

반면 전날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행동하는 데에도 품격이 있고 표현하는 언행, 문자 표현에도 나름의 품격이 있다”며, “처한 상황에 따라 입장이 다를 수는 있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 입장도 존중하고 품격있는 언어를 통해 품격있는 행동과 처사를 하는 것이 기본적인 도리”라고 꼬집었다.

김형석 대변인은 이어 “북한이 우리나라와 국제사회를 향해 내놓는 이야기는 기본적 주장 자체도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부당하고 온당치 못하지만 표현 자체도 차마 말하기 민망할 정도”라며, “심히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이날 노동신문 논평의 제목을 ‘능지처참해도 시원치 않을 천하의 악행’이라고 다는가 하면 최근 잇따른 성명과 보도를 통해 ‘원쑤들’, ‘남조선 괴뢰들의 만행’ 등 과격한 표현으로 남측을 맹비난해 왔으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청와대 안주인’이라고 비하해왔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 국제사회가 북측 주장처럼 체제에 대해 위협을 하거나 침략을 한다는 것이 전혀 아니란 건 스스로도 잘 알 것”이라며 “무리한 억지 주장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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