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편 늘렸는데”…항공업계, 美 시위 격화에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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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편 늘렸는데”…항공업계, 美 시위 격화에 ‘전전긍긍’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06.0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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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인종차별 항의 시위로 40개 도시에서 야간 통행금지령 발동
6월부터 미주 노선 운항 확대한 대한항공·아시아나, 여객 수요 회복에 비상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 항공기가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 항공기가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미국 내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격화하면서 국내 항공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달부터 미주 노선 운항편을 확대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또 다시 악재가 겹치면서 여객 수요 회복이 더딜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항공편의 이륙 시간이 12시간 지연됐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로 야간 통행금지령이 발동하자 승객과 승무원의 안전 확보를 위해 이륙 시간대를 조정한 것이다. 같은날 밤 11시 55분 LA를 출발해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인천으로 올 예정이었던 대한항공 화물기 KE214편도 이륙이 지연됐다.

미국의 이번 시위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네소타에서에서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이 비무장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지폐 위조 혐의로 체포하는 과정에서 무릎으로 목을 눌러 숨지게 하면서 촉발됐다. 현재 시위는 미국 전역으로 번지고 있고, 기물파손과 약탈 등 폭력과 차량방화를 동반한 과격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뉴욕과 LA 등 40개 도시에는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상태다.

이에 미주 노선을 운항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미국 내 시위 확산으로 일부 항공편이 결항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여객 수요 회복이 더딜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가뜩이나 양사는 코로나19로 축소했던 미주 노선 항공편을 이달부터 확대한 상황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LA, 뉴욕, 샌프란시스코, 애틀란타, 시카고, 워싱턴, 시애틀 노선 등을 운항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이달부터 LA,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뉴욕 등 미주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미주 노선 항공기를 중형기로 운영 중이라는 점이다. 양사는 올해 3월 미주 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여객 수요가 줄자, 기존 대형기 보다 크기가 작은 중형 항공기를 미주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해당 노선 탑승률은 30%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달부터 미주 지역을 비롯한 일부 국제선 운항이 재개됐으나, 아직 해외여행 심리가 회복되지 않았다”면서 “미국 내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장기간 이어진다면 미주 지역의 여객 수요 회복은 더욱 더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간 국내 항공사 9곳의 국제선 누적 여객수(출발·도착)는 9만348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569만5436명)에 비해 98.1% 줄어든 수치다. 4월 국제선 여객수가 전년 동기 대비 97%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 국제선 여객수 감소세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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