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사활 건 국내 완성차업계…코로나 손실 만회엔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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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사활 건 국내 완성차업계…코로나 손실 만회엔 역부족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06.02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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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에 총력 불구 국내 완성차업계 수출 의존도 내수보다 높아
지난 5월 완성차 5개사 국내 판매 9.4% 늘고, 수출은 47.8% 감소
미국, 유럽 등 실물경제 타격 커…최종 소비재인 자동차 회복 느려
울산 현대차 수출선적부두. 사진=연합뉴스 제공
울산 현대차 수출선적부두.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국내 완성차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세계 공장의 재가동과 수요 시장의 회복을 기다리면서 내수 시장에 집중하고 있지만 수출 의존도가 커 2분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일 현대·기아자동차에 현대자동차는 5월 국내 7만810대, 해외 14만6700대 등 총 21만751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국내 판매는 4.5%, 해외 판매는 49.6% 감소한 수치다.

기아자동차도 지난달 내수에서 지난해 대비 월등한 실적을 올렸지만, 해외 판매 감소분을 충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기아차는 5월 국내 판매 5만1181대로 전년 동월 대비 19.0% 급증했지만, 해외 판매는 10만9732대로 44.0% 급감했다. 전체 판매는 16만913대로 32.7% 줄었다. 국내 완성차업계 5개사의 5월 국내 판매는 9.4% 증가한 반면, 수출은 47.8% 감소했다.

자동차 업계의 피해는 지난 2월 코로나19 여파로 중국발 부품 수급난을 겪었던 2월보다 훨씬 심각하다. 당시에는 국내 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되며 판매가 줄었는데, 국내 판매가 늘자 해외에서 코로나 확산으로 타격을 받았다. 국내 완성차업계 특성상 수출 의존도가 높아 2분기 피해는 가늠하기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완성차업체들의 국내 판매량은 현대차(74만1842대), 기아차(52만205대), 한국지엠(7만6471대), 르노삼성(8만6859대), 쌍용차(10만7789대) 총 153만8826대를 기록했고, 수출은 현대차(104만2732대), 기아차(90만704대), 한국지엠(34만774대), 르노삼성(9만566대), 쌍용차(2만5011대)로 총 240만1383대였다.

쌍용차를 제외한 모든 업체의 수출 의존도가 내수보다 높아 수출에서 입은 손실을 만회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한국지엠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신차 트레일블레이저의 80%가 수출되는 등 다른 경쟁사 대비 수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완성차업계는 현재로선 내수 시장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2개월간 올스톱됐던 전세계 자동차공장이 코로나 확산세가 주춤해지면서 조업이 재개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자동차 시장의 실물경제 타격이 커 수요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빠른 수출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감도 있다. 지난 2월 중국의 코로나 피해로 인해 국내의 대중국 수출기업은 1분기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중국 내 코로나가 주춤해지면서 지난 4~5월 중국 수출도 빠른 정상화가 이뤄지며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한 바 있다.

다만 대중국 수출이 반도체 등 부품 위주인 반면, 자동차는 최종 소비재로 분류되는 만큼 회복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은 실직률 급증 등 실물경제 타격이 한국이나 중국보다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완성차업체는 당분간 국내 시장에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 개별소비세 종료시기를 6월에서 12월까지 연장해준 것은 호재다. 인하폭은 7월부터 70%에서 30%로 줄어들지만, 지난 1~2월 개별소비세가 시행되기 전 자동차 판매가 전년 대비 급감한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 세계에 유례없이 닥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각 지역별 대응책을 마련하고, 조기 정상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면서 “G80와 아반떼 등 최근 투입한 신차들이 인기를 이어가며 국내 시장 판매가 증가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활동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판매 정상화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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