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때보다 빨라진 신용등급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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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때보다 빨라진 신용등급 강등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6.0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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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나신평, 3개월간 신용등급 하향 50건… 리먼사태 땐 37건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국내 신용평가사가 10여년 전 금융위기 무렵보다 빠른 속도로 기업 신용등급을 떨어뜨리고 있다. 코로나19 경기절벽이 장기화할 걸로 우려돼서다.

2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3개월 동안 모두 50개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신평사들은 현재 코로나19 사태에 이후 경제 상황을 엄중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등급이 강등될 경우 자금조달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기업들의 불안감도 크다. 신평사 신용등급 하향은 기업 조달금리 및 금융비용 상승→회사채 발행 및 대출 난항→기업 재무구조 악화→금융시장 신용 및 유동성 경색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낸 정유사들에 대해 무더기로 등급 하향 조정이 이뤄졌다. 한신평은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 S-OIL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현대오일뱅크의 등급전망은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철강사인 포스코, 세아베스틸, 세아홀딩스의 등급전망도 무더기로 하향 조정됐다. 철강업계 전반의 수급환경이 저하된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둔화까지 겹쳐 수익성이 나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완성차산업의 생산량이 둔화되는 점도 부담이다. 자동차부품업체인 서연이화, 엠에스오토텍 등의 등급전망도 하향됐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에 따른 여행객 감소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신용등급 하향 검토대상에 올랐다. 탈원전 충격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일로에 있는 두산중공업 역시 신용등급이 낮춰질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 호텔롯데·호텔신라·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호텔업계, 롯데쇼핑 등 유통업 관련기업들의 신용도도 흔들리고 있다.

투자등급 부여 후 일정기간 이내 부도가 발생한 비율도 2007년 대비 높다. 나신평의 경우 투기등급 회사채 부도율은 2007년 0%에서 올해 1분기 2.27%로 올라갔다. 

한 신평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업황 전망이 부정적이었다"라며 "여기에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까지 발생해 등급 조정이 불가피해진 측면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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