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뚝 떨어지는 금리에 생보사 역마진 사상최대
상태바
뚝뚝 떨어지는 금리에 생보사 역마진 사상최대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6.02 15: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이차역마진 규모 4조원 넘어설 듯
운용수익률 하락에 보험료 인상 가능성 키워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기준금리가 보험사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여파로 향후 실적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금리 인하에 따른 운용수익률 악화와 고금리 확정형 상품에서 발생하는 역마진이 보험사의 경영 부담을 높이고 있다.

2일 보험업계 따르면 올해 생명보험사의 이차역마진 규모는 4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생보사 이차역마진 규모는 전년대비 3000억원 늘어난 3조9000억원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보험사의 역마진은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자산운용수익률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고객이 낸 보험료를 채권 등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다. 다만 채권의 이자는 고정돼 있기 때문에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약정한 이자를 투자자에 줘야 한다. 특히 금리 인하기에는 기존 채권의 매력이 올라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보험사의 비용부담이 높아진다. 결국은 운용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생보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전년 대비 0.13%p 하락한 3.55%를 기록했다. 시장금리가 하락한데 더해 2018년 주식처분이익에 따른 기저효과가 발생한 영향이다. 특히 대형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0.24%p 내린 3.5%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더 떨어지면 자산운용이익률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올해 저금리가 심화할 경우 운용자산이익률이 3% 초반까지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여기에 과거 보험업계서 판매가 성행했던 고금리 확정형 상품에서 발생하는 이차역마진 문제도 보험사를 압박하고 있다. 이차역마진은 보험사가 자산운용으로 버는 돈보다 보험금으로 나가는 돈이 많은 상황을 말한다.

보험사들은 2000년대 초중반에 연 6~8%의 금리를 보장하는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팔았다. 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 때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상품이 보험사의 실적에 부메랑이 돼서 돌아오고 있다. 작년 상반기 기준으로 생명보험업계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7% 수준인데 비해 보험료 평균 적립이율은 4.25%였다.

기준금리 인하는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보험사가 기준금리 인하에 대응해 예정이율을 더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굴려서 보험금을 지급할 때까지 거둘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을 말한다.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보험금은 동일하더라도 보험료가 높아지게 된다. 통상 예정이율이 0.25%P 내리면 보험료는 5~10% 오른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금리 인한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있어 보험사의 운용환경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면서 “비용부담이 높은 상품을 최소화 하는 등 보험 상품의 구조조정도 불가피해지고 있다”고 했다.

담당업무 : 보험·카드·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과 P2P 시장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읽을 만한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