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조선, 대규모 LNG선 수주…비결은 “세계 최고 기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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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조선, 대규모 LNG선 수주…비결은 “세계 최고 기술력”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06.0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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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후반부터 세계 LNG선 시장 지배…현재까지 초격차 유지
하반기 러시아‧모잠비크 등 추가 LNG선 프로젝트 발주 기대감 ↑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왼쪽)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축하를 받으며 LNG선 슬롯 예약 약정서에 서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왼쪽)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축하를 받으며 LNG선 슬롯 예약 약정서에 서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조선사들이 카타르의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선 프로젝트를 따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선 3사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지닌 덕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전날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와 700억 리얄(약 23조6000억원) 규모의 LNG 운반선 건조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은 QP가 오는 2027년까지 3사와 100척 이상의 LNG선 건조 공간(슬롯) 상당 부분을 확보하는 내용이다.

조선 3사가 이처럼 대규모 물량을 따낼 수 있었던 이유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선체와 화물창을 일체화한 ‘멤브레인’ 타입을 개발해 1990년대 후반부터 세계 LNG선 시장을 지배했다. 특히 화물창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증발 가스를 100% 다시 액화해 화물창에 집어넣는 ‘완전재액화시스템(FRS)’은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기도 하다.

국내 조선업계는 경쟁사인 중국 조선사와 비교해 생산능력에도 월등히 앞선다. 중국 후동중화는 LNG운반선 연간 생산능력이 5척 수준인 반면, 조선 3사의 연간 생산능력은 약 50척 수준에 달한다. 중국 조선사들은 지난 몇 년 전부터 한국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기술력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후동중화가 2018년 건조했던 LNG선은 엔진 고장으로 19개월 만에 폐선 처리되기도 했다.

덕분에 LNG선 시장은 지난 몇 년간 한국이 점유율 80~90%를 유지하며 독식해 왔다. 지난 2018년에는 전 세계 발주된 76척 중 67척을 수주했고, 지난해도 61척 중 49척을 따냈다. 조선업계는 올해 역시 이번 카타르 프로젝트를 계기로 하반기 대규모 LNG선 발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회사인 노바텍은 조만간 북극 연안에서 진행되는 아크틱 LNG-2 사업에 투입할 쇄빙 LNG운반선 10척을 추가로 발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선 조선 3사가 모두 입찰에 참여한 상태다. 외신 등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이 중 5척 가량을 수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랑스 석유 회사인 토탈이 추진하는 모잠비크 LNG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도 연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토탈은 현재 LNG선 발주를 준비하고 있으며, 150억달러 규모의 선박 발주 금융을 확보한 상태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카타르 100척의 LNG선 발주가 현실화하면 한국 조선 3사의 도크는 가득 채워지기 때문에 LNG추진엔진을 탑재해야 하는 컨테이너선과 탱커, LPG선 선주사 역시 선박 발주를 서두를 것”이라며 “한국 조선소의 도크가 채워지게 되면 선박 수주 선가도 오르고 선가가 오를수록 선주사의 선박 발주 심리를 자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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