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자로 배 불리는 증권사… 신용잔액 11조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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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자로 배 불리는 증권사… 신용잔액 11조 육박
  • 황인욱 기자
  • 승인 2020.06.02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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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융자 2달새 70% 급증…식지 않는 투자 열기
저금리 시대 증권사 금리는 연 8~9%대…빚투 수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달 2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1조원에 육박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달 2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1조원에 육박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빚투자가 연일 증가세다. 투자 열기에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어느새 11조원 가까이 이르렀다. 높은 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증권사들은 계속된 ‘빚투’에 2분기 호실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달 2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0조9276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융자는 지난 3월 26일부터 4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6조4075억원이었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70.54%나 불어나 11조원을 넘보고 있다.

신용융자는 동학개미운동 시작 시점부터 불어나기 시작했다. 개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후군(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자 저점 매수기회로 보고 주식시장에 뛰어 들었다.

동학개미운동에 3월 중순 최저 1457.64까지 떨어졌던 코스피지수는 지난 달 말 2000선을 넘어 2100을 향해 가고 있다.

지수 저점에서 형성된 개인들의 투자 열기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주가가 일정 수준 올랐음에도 투자자들 사이에선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신용융자 잔고가 이를 반영한다.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과 저금리 기조가 위험자산 선호를 부추기고 있고, 세계 경제 활동 재개 움직임도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실물 지표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빚투 증가에 증권사의 곳간은 채워지고 있다.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으로 더 많이 빌려 갈수록 이자를 통한 수익도 높아진다. 게다가 증권사들이 빌려주는 돈은 고이자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61~90일동안 빌려주는 신용융자의 금리는 연 8~9%대 수준이다. 기준금리가 0.5%임을 감안하면 초고금리다.

신용거래융자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SK증권·유진투자증권·한양증권 등 3곳으로 연 9.5%에 달한다. 이어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연 9.4% 수준이고, IBK투자증권·부국증권·BNK투자증권·키움증권·하이투자증권도 연 9%의 높은 금리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증권사가 너무 높은 금리를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사들은 신용융자를 내주기 위한 돈을 한국증권금융에서 조달해오는데 증권금융은 기준금리 수준으로 돈을 빌려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판에도 증권사들이 금리를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한 변수가 여전한 상황에서 신용융자를 통한 이익을 포기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증권사들이 코로나19 여파에도 준수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데에는 신용융자가 한 몫했다. 신규 동학개미 유입 비중이 높았던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의 경우 당기순이익 보다 신용융자를 통한 이익이 더 높았다.

키움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66억원인데 신용융자로 번 돈은 347억원에 달한다. 삼성증권도 당기순이익 154억원 보다 많은 227억원을 신용융자로 벌었다.

대형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도 1분기 당기순이익에서 신용융자 이익 비율이 각각 18.8%와 32.1%에 수준이나 된다.

전문가들은 빚투자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증시 상황이 마냥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가 배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황세원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용거래 융자금이 이렇게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것은 자금의 지나친 쏠림을 의미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신호로 봐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충격이 발생하면 대규모 반대매매까지 일어나면서 주가 폭락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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