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에 하반기 해외건설 우려 가중
상태바
‘코로나19’ 비상에 하반기 해외건설 우려 가중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0.05.31 15: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반기 선방한 해외수주고, 지난해에 대한 기저효과 영향
기존 수주액도 감소… 저유가 회복 못하면 실적 악화 불가피
사우디 가스플랜트 공사 현장. 사진=현대건설 제공
사우디 가스플랜트 공사 현장. 사진=현대건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도 국내 건설사들이 올해 상반기 나쁘지 않은 해외수주 성적을 받아 들었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주했던 사업 덕으로 본격적인 경기 침체 여파가 미칠 하반기 이후에는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3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건설업계의 해외 누적 수주액은 143억달러(약 17조6300억원)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5억달러보다 90.7% 급증한 금액이다. 수치상으로는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된 형국이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수주 실적이 2006년(64억달러) 이후 가장 저조했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다. 여기에 해외건설 수주액은 1월 56억40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3달째 감소세(2월 37억2000만 달러, 3월 18억2000만 달러, 4월 17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19일 현재 수주 실적이 12억9000만 달러에 그쳐 하반기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그나마 올린 수주 실적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인건비·재료비 상승, 공사지연 등의 사유로 감액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19만달러 규모의 수주감액이 발생했고 2월엔 쿠웨이트에서 1257만달러 감액이 생겼다. 3월에는 사우디·쿠웨이트 등 중동은 물론 유럽 시장에서 2억1629만달러의 대규모 감액이 발생했다. 

최근 들어서는 인도, 우즈베키스탄 등 아시아 시장에서도 수주감액이 나타나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이 중동을 넘어 유럽·아시아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제유가가 급락으로 전통적 수주 텃밭인 중동시장이 또 긴 불황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도 문제다.

2015~2016년 국제유가가 20~30달러 선에서 움직일 당시 중동국가들이 수주를 줄이자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은 30% 이상 급감했었다. 해외건설협회가 지난달 말 발간한 보고서에서는 올해 4분기까지 국제유가가 20달러 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대우건설의 5조원 규모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공사, GS건설의 4500억원 규모 싱가포르 철도사업 등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수주가 잇따르면서 아직은 선방하고 있으나 중동시장이 회복되지 않으면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을 주문함과 동시에 기업 측면에서도 뉴노멀 시대에 맞는 위험성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지훈 해외건설협회 정책지원센터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외국인 입국 금지와 격리 같은 제한 조치가 확산할 것”이라며 “영업 활동은 물론 인력수급과 조달 등 공사수행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 책임연구원은 “코로나 19사태에 따른 전 세계 경기부양책 확대로 사업 수행에 필요한 대응 조직을 마련하고 위험성 관리 체계를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기적인 전략과 함께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