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굴기 조준한 美…기술 패권 전선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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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 굴기 조준한 美…기술 패권 전선 확대됐다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0.05.3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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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화웨이 반도체 공급 차단…中 반도체 굴기 견제
5G 시장 영향력 낮추고 안드로이드 사용도 막아와
미국이 중국의 기술 굴기를 저지하기 위해 제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중국의 기술 굴기를 저지하기 위해 제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미국이 중국의 기술 굴기를 저지하기 위해 제재 범위를 넓히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5세대 이동통신(5G) 글로벌 점유율 확대를 차단하는 데 이어 반도체 기술 개발도 발목잡고 있다. 미·중 기술 패권의 전장(戰場)이 확대된 모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의 글로벌 5G사업뿐 아니라 반도체,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등 기술 제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최근 미국이 정조준한 분야는 반도체다. 미 상무부는 최근 중국 최대 통신업체 화웨이의 미국 기술과 장비 사용을 제한했다. 전 세계 반도체 공정은 미국의 소프트웨어, 장비, 기술 등이 없이는 작동할 수 없다. 사실상 중국 반도체 기술 발전을 가로막겠다는 의도다. 이러한 화웨이 제재에 중국 언론들이 “미국이 반도체 공급을 차단해 화웨이의 숨통을 끊겠다는 것”고 발끈한 이유다.

화웨이는 미국의 집중 견제를 받아온 기업이다. 화웨이의 5G 시장 점유율 확대를 막기 위해 미국은 전 세계 여러 나라들에게 화웨이 배제를 요구해왔다. 최근 영국 정부도 화웨이 배제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화웨이 스마트폰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 공급도 금지했다. 사실상 애플과 구글이 양분하는 스마트폰 운영체계에서 화웨이 제품은 배제당한 것이다.

또한 미국은 중국 기업 33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33곳 기업 24곳이 AI, 보안 소프트웨어, 광학기술 등 기술 기업이다. AI, 보안 등은 앞으로 미래 산업의 핵심 기술로 지목되는 분야다. 중국의 첨단기술 발전 속도를 늦추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의 전방위적 견제를 받은 중국은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거대한 자국의 내수 시장에 의존해 기술 자립도를 높이는 정책 방향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3일 양회 행사에 참석해 “‘수중에 식량이 있으면 마음이 놀랄 일이 없다’는 말은 시대를 불문하고 변하지 않는 진리”라며 “중국의 내수를 만족시키는 걸 발전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은 “앞으로 완전한 내수 시스템 구축을 가속화하고 과학기술 및 다른 방면의 혁신을 대대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견제가 앞으로도 지속되면 중국의 기술 개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올리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재 수준은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자급률은 지난해 15.7%로 2014년보다 0.6%포인트 올랐다. 특히 자급률 상승폭이 제자리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IC인사이츠는 "앞으로 5년간 중국이 반도체 자급 수준을 드라마틱하게 끌어올리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며 "향후 10년 동안 어려울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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