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반포3주구 수주전…결국 삼성물산 '래미안'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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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반포3주구 수주전…결국 삼성물산 '래미안' 품으로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05.31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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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표율, 686표 대 617표…초박빙 승부 펼쳐
분양수익 2500억원 증가 등…‘역대급’ 제안
30일 열린 시공사선정총회에서 삼성물산의 승리가 알려지자 삼성물산 관계자들이 래미안을 연호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이재빈 기자
30일 열린 시공사선정총회에서 삼성물산의 승리가 알려지자 삼성물산 관계자들이 래미안을 연호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이재빈 기자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그래도 래미안’. 반포3주구 시공사 선정 총회 결과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다. 대우건설이 파격적인 제안과 적극적인 홍보전을 펼쳤음에도 승리의 영광은 결국 삼성물산이 차지했다.  

반포3주구 조합은 30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2차 합동설명회 및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에는 양사의 CEO가 직접 참석해 한 표를 호소하는 등 뜨거운 결기가 가득찼다.

이영호 삼성물산 대표는 “삼성은 고객만족과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준비한 사항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 역시 “대우건설에게 반포3주구는 반드시 수주해야 할 사업지”라며 “누구보다 진심을 다해 사업조건을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수주전은 마지막까지도 결과를 알기 힘든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다. 이날 오후 3시를 조금 넘어 시작된 표결은 1184명의 조합원이 직접 참가한 만큼 개표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양사 관계자들이 총회장 밖에서 대기 중이던 오후 5시 40분쯤. 개표를 직관하고 있던 삼성물산 직원이 뛰쳐나와 승전보를 울렸고 코엑스 1층에 ‘래미안’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날 표결에 참여한 조합원은 전체 1625명 중 서면결의를 포함해 총 1316명. 개표 결과, 삼성물산의 득표율은 686표(52%)로 과반을 넘겼다. 반면 대우건설은 617표(47%)를 거두면서 고배를 마셨다. 기권 및 무효표는 13표(1%)였다.

삼성물산은 2015년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래미안 원베일리) 통합 재건축 수주 이후 5년 만에 도시정비사업에 복귀한 후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반포3주구 등 재건축 사업 수주에 연이어 성공했다.

삼성물산이 수주전에서 승리했지만 아직 갈 길은 남아 있다. 대우건설을 지지했던 절반 가까운 조합원들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하는 것이다. 이들 조합원들이 ‘조건 면에서는 대우가 삼성보다 낫다’는 전제 하에 대우건설을 지지했던 만큼 삼성물산이 수주전에서 제시했던 계약서를 그대로 체결하면 반대의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무늬코트나 소음저감 대책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총회에서 삼성물산을 지지했던 조합원 중 일부가 돌아서는 순간 시공사 지위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는 만큼 최대한 많은 조합원을 포용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합이 벌써부터 내홍을 겪을 조짐을 보이는 것도 문제다. 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선정되자 일부 조합원들은 벌써부터 조합 집행부를 친 삼성파로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 강성 지지자들은 집행부 사퇴를 공공연하게 요구하고 이들의 구심점인 아크로리버파크 조합장 A씨는 총회가 끝나자 전체 문자를 돌려 현 집행부를 대우건설의 하수인, 앞잡이라고 비난하는 등 갈등이 격화될 조짐이다.

삼성물산은 빠른 사업진행과 약속 100% 준수를 통해 대한민국 최고의 아파트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만큼 약속 이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물산은 관리처분인가를 오는 9월 전에 받아내 같은달 이주를 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통상 1년 이상이 소요되는 관리처분인가를 앞으로 4개월 안에 받아내야 하는 셈이다. 계약서 조정 문제로 조합과 계약 체결이 지연되면 이 기간은 더 줄어들 수도 있다. 앞서 삼성물산은 수주전 당시 사업기간 단축을 통해 사업비 이자를 120억원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삼성물산이 제시한 입주시점은 2024년 3월이다.

삼성물산은 또 100% 준공 후 분양을 약속했다. 골조공사가 끝난 시점에 분양하는 일반적인 후분양과 달리 전체 공사가 마무리된 시점에 분양하는 방식이다. 삼성물산은 이를 통해 조합 분양수익을 약 2500억원 증가시키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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