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여권 2차 가해에 울분 "치매 할머니를 끌고 다녔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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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여권 2차 가해에 울분 "치매 할머니를 끌고 다녔냐"(종합)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0.05.28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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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할머니, 여권 윤미향 엄호에 "이 나라는 법도 없나"
꼭두각시 배후설 김어준 "日극우에게 활용" 또 공격
최민희, 김어준 거들며 "어쨋든 회견문 직접 안썼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지난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지난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차 기자회견 이후 여권에서 배후설을 제기하는 등 자신에 대한 음모론과 폠훼가 계속되자 울분을 토해냈다. 하지만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상털기식 의혹 제기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며 윤미향 당선인을 옹호하고 나서자 이 할머니를 향한 여권 인사들의 2차 가해는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이용수 할머니 "배후설? 내가 바보냐 치매냐"

이 할머니는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배후설을 제기하는 여권 인사들을 향해 "백 번, 천 번 얘기해도 저 혼자 밖에 없다. 제가 바보인가, 치매인가"라며 "(일각에서) 저를 치매라고 했는데 치매인 할머니를 (위안부 증언 활동을 위해서) 끌고 다닐 때 그걸 모르고 다녔느냐"고 말했다. 일본의 행태를 공격할 때는 이 할머니의 기억을 이용해 놓고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말을 이 할머니가 하기 시작하자 자신을 치매로 몰아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할머니는 또 '주변인 7~8명이 협업으로 회견문을 작성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내가 글을 꼬불꼬불하게 써서 (수양딸에게) 보고 그대로 써달라고 한 것뿐"이라며 "누구한테 한 게 아니다. 내가 생각하고 내가 한 거라서 떳떳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직접 쓴 회견문 초안을 공개할 수 있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가자인권평화당 최용상 대표가 배후라는 여권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기자를 데리고 온 것 뿐인데 꼬투리 잡을 게 없어서 그걸 꼬투리를 잡더라"며 "제가 아무리 못배웠어도 책잡힐 일은 하지 않아야 된다는 걸 분명히 생각하고 행동을 한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을 열게 된 결정적 동기가 윤 당선인의 국회 입성이었냐'는 질문에는 "저만 배신당한 게 아니다. 저를 배신하고 국민을 배신하고 세계 사람을 배신했다"며 "그렇지 않다고 믿은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하니까 사람이 아니라고 본다. 사람으로서는 그러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에서 누구를 믿고 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니 참 내 자신이 불쌍하고 참 가엾더라"고 했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에 이어 이 자리에서도 재차 윤 당선을 향해 "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고, 민주당을 향해서는 "이런 사람을 국회의원을 시키느냐. 이 나라는 법도 없느냐"고 했다. 

❚전 민주당 의원 "어쨌든 직접 작성 안했다"

이 할머니가 배후설에 울분을 토했는데도 여권의 입장은 변한게 없다. 배후설을 주장해 파장을 일으켰던 방송인 김어준씨는 이날도 윤 당선인 비호를 위해 극우와 친일 프레임을 앞세웠다. 그는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영채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교수와 인터뷰하며 "윤 당선인 건과 관련해 국내 우익들과 일본의 극우가 아주 쿵짝이 잘 맞고 있다"며 "일본 극우에게 활용될 사례"라고 했다. 또 김씨는 윤 당선인을 둘러싼 회계 부정 의혹에 대해서도 공익법인 회계감사를 전문으로 했다는 최호윤 회계사를 불러 인터뷰하며 방어에 나섰다. 김씨가 '기타 항목의 지출이 지나치게 많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묻자 최 회계사는 "국세청 양식 자체가 지출을 인건비와 임대료, 기타 등 세 가지 항목으로 분류하게 돼 있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라고 답했다.

여기에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까지 김씨의 배후설에 힘을 보탰다. 최 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배후설과 관련, "어쨌든 할머니가 (회견문을) 직접 작성하진 않았다는 의미에서 김어준씨의 말이 반은 맞다. 정보 교류를 하고 계신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또 배후설이 '음모론'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김어준이 얘기하면 음모론이고 통합당 관계자의 얘기는 의혹 제기냐"고 했다. 그는 윤 당선인이 이 할머니의 출마를 만류한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된 것에 대해서는 "만약 이 할머니도 지금보다 젊었다면 국회 진출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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