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베트남, 홈쇼핑선 안되는데 대형마트선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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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베트남, 홈쇼핑선 안되는데 대형마트선 되는 이유?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0.05.28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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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높은 경제성장률과 한국기업 선호도 그리고 인구 절반가량 청년층으로 가능성 무궁무진
국내 홈쇼핑 대형마트 잇따라 진출했으나 희비 엇갈려...홈쇼핑 적자·철수 반면 대형마트 지속 성장
이유는 급격한 쇼핑 트렌드 변화 대응 차이...롯데마트, 모바일 쇼핑몰 강화·1시간 배송 서비스 등 추진
사진=롯데쇼핑 제공.
롯데마트 베트남 법인이 ‘1시간 배송 서비스’를 실시한다. 사진=롯데쇼핑 제공.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글로벌 신시장 개척 일환으로 국내 대형마트와 홈쇼핑이 야심차게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지만,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은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체 인구가 1억 명에 육박하는 베트남은 인구 절반가량이 청년층이고, 6.8% 수준의 높은 경제성장률로 국민들의 구매력이 높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상품·기업에 대한 선호도와 수요가 높다. 여기에 국내 시장보다 유통 관련 규제에 대한 벽이 낮고 영토가 넓은 것도 진출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이에 국내 홈쇼핑과 대형마트는 일찍부터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성적표는 달랐다. 대형마트는 베트남에서의 가시적 성과를 바탕으로 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반면 홈쇼핑업계는 한류 바람에도 힘을 못 쓰며 사업 철수를 선언하거나 사업 확대에 난항을 겪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이미 2018년 베트남 사업을 철수했다. 베트남 합작법인 ‘롯데닷비엣’으로 시장에 진출한 지 7년 만이다. CJ오쇼핑도 올해 베트남 홈쇼핑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 CJ오쇼핑은 2011년 베트남 SCTV와 합작법인 형태로 베트남에 진출했으며, 이 법인은 2018년 영업손실 3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아직 현지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GS홈쇼핑과 현대홈쇼핑도 적자 행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1위 GS홈쇼핑은 올해 성과를 기대하고 있으나 아직은 적자다. GS홈쇼핑은 2012년 비비 홈쇼핑에 투자해 VGS SHOP을 개국했다. 업계에 따르면 비비홈쇼핑의 2017년 영업손실은 5억1500만 원, 2018년 7억7100억 원이었으며 지난해 4억4100만 원이다.

현대홈쇼핑도 베트남 방송 VTV와 손잡고 ‘VTV 현대홈쇼핑’으로 2016년부터 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첫해 48억 원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후 2017년 35억 원, 2018년 36억 원으로 연이어 적자만 기록했다.

반면 국내 유통업체 중 가장 먼저 베트남에 진출한 롯데마트는 2008년 이후 올해 5월 기준으로 1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지속 성장, 올해 1분기 롯데마트 베트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7% 신장했다. 영업이익도 7.2% 증가하는 등 베트남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2015년 뛰어든 이마트도 베트남 사업 매출이 217억 원으로 17.9% 증가했다. 영업손실도 1억 원으로 적자 폭을 축소했다.

이같이 베트남 시장에서 홈쇼핑과 대형마트의 희비가 엇갈린 것은 베트남 현지 쇼핑 트렌드가 국내처럼 오프라인→온라인→모바일로 급격히 변화하는 가운데, TV홈쇼핑이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게 큰 것을 보인다. 반면 대형마트는 이러한 변화를 빠르게 인지, 대응에 성공했다.

롯데마트 ‘스피드 엘’은 베트남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스피드 엘은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모바일 쇼핑몰 앱으로 15km 내 주문 상품을 3시간 안에 배송해주는 시스템이다. 온라인몰의 운영과 배송 시장은 베트남 유통시장에서의 안정화를 위해 꼭 필요한 분야라고 판단에 따른 롯데마트의 대응책이었다. 실제로 2017년 12월 론칭한 스피드 엘은 지난해 202.6%, 올해 4월 누계로 78.4% 신장하는 등 3년 사이 매출액이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는 현재도 온라인 시장에 공격적으로 도전하고 있다. 먼저, 2018년 12월부터 동남아시아의 우버라고 불리는 최대 차량공유업체 그랩과 협업해 호찌민·하노이 등 총 9개점에서 그랩의 오토바이 배송 서비스 ‘그랩 익스프레스’를 활용, 1시간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1시간 배송 서비스는 연내 베트남 14개 전 지점에서 가능하도록 확대할 계획이다.

또, 롯데마트 베트남 법인은 ‘1시간 배송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즉석조리식품과 신선식품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열대 지방에서는 신선 제품의 배송이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빠른 배송 시간을 담보로 위생이 보장된다면 롯데마트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현재 2%대인 신선·그로서리 제품의 모바일 매출 구성비를 오는 2022년에는 9%까지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그랩과의 협력 모델도 확대할 계획이다. 먼저, 그랩이 운영하는 ‘그랩 마트’에 롯데마트의 델리카 상품을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베트남에서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회·초밥 등을 인기 메뉴로 성장시킨 바 있다. 이에 회·초밥도 보냉팩과 포장을 개선, 냉장상품도 배송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이학재 롯데마트 해외사업부문장은 “롯데마트는 점포를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배송을 확대하기 위해 점 후방의 전용 패킹 공간을 확대해 오는 2022년까지 주문 처리 능력을 3배 이상 늘릴 계획”이라며 “롯데마트가 베트남 시장에서 혁신 유통업체로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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