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춘추전국시대 개막…배터리 업계도 주도권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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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춘추전국시대 개막…배터리 업계도 주도권 싸움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05.2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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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자동차 시장 위축 불구, 중국·유럽 등 친환경차 정책 가속
글로벌 완성차 업체, 올해부터 2025년까지 전기차 출시 퍼레이드
배터리 업계, 수익 창출 실현 눈앞…전세계 수주경쟁서 주도권 싸움 치열
LG화학이 최근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기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이 최근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오창 생산라인서 연구원들이 파우치형 배터리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LG화학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전세계 자동차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침체에 빠졌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출시 계획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가 주도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도 내년을 기점으로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27일 블룸버그NEF(BNEF)는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내연기관차의 등록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전기차의 신규 등록대수는 18% 감소해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작을 것으로 내다봤다.

BNEF는 연차보고서를 통해 올해 2분기에는 자동차 매장의 영업 중단과 외출 금지 조치로 판매량이 줄고 소비자심리가 위축됐다고 발표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자동차 시장이 향후 3년간 고비를 맞을 것으로 관측했다.

실제 올해 전세계에 코로나19가 본격 창궐한 4월에는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한 모습을 보였다. 4월 유럽의 신규 차량 등록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76%나 감소했고, 일본의 4월 신차 판매량도 29% 줄었다. 또 태국도 4월 자동차 판매량이 65% 급감한 모습을 보였다.

자동차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지만, 중국과 유럽은 친환경차 판매를 장려하는 정책을 통해 코로나 극복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에서 NEV 차량의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 정책을 적극 표명했다. 소형 EV 개발 지원을 확대하고 보조금도 증액한다. 또 중앙정부에서 NEV 배터리 산업을 직접 지원하고, 광동-홍콩-마카오 인근에 NEV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밖에 충전시설 확대와 주차비 감면도 추진할 방침이다.

유럽 역시 친환경차 판매 장려를 위해 200억유로의 부양책을 고려하고 있다. 유럽은 27개 회원국 내 친환경 승용차 판매를 장려하기 위한 정책에 나선다. 이번 부양책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구동렬 개발 추진과 공공 EV 충전소 200만개소 확충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에 발맞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올해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2025년까지 본격적인 전기차 출시에 나선다. 현재 전기차 시장은 시장을 선점한 테슬라가 독주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세계 순수 EV 시장점유율은 29%로 총 8만8400대를 판매했다. 2위는 VW(5만9916대), 3위는 르노-닛산(5만1361대), 4위는 BMW(3만7041대), 5위가 현대·기아차(3만6846대) 순이다.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업계의 행보도 분주해지고 있다. 최근 자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원했던 중국 정부가 규제를 풀고 있고, 생산 규모가 늘면서 테슬라 등 전기차 업체도 배터리 공급선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의 10.7%를 점유했던 LG화학은 올해 월간 사용량의 점유율을 27.1%까지 늘리면서 1위에 올라섰다. 삼성SDI는 4위, SK이노베이션은 7위를 기록하며, 정부 보조금 지원 감소로 고전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을 제치고 한국의 배터리 업체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확대와 함께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 간 배터리 동맹을 위한 합종연횡도 나타나고 있다. 굳건해 보였던 테슬라와 파나소닉 동맹은 파나소닉이 지난해 자국의 토요타와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무너졌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3 공장 배터리 납품사로 LG화학을 선정하면서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밖에도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 간 동맹 구축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세계 2위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 9월 스웨덴 배터리 생산업체인 노스볼트사와 합작법인을 만들었고, LG화학은 GM과 합작사를 설립해 미국 공장을 건설 중이다. 최근에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총괄수석부회장이 만나 새로운 동맹 결성이 기대되고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의 엔진과 변속기 등을 주축으로 한 파워트레인을 전기차 배터리를 주축으로한 파워트레인으로 통째로 변환하기 때문에 자동차 업계로서는 배터리 업체와의 동맹 구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3세대로 넘어가면서 원가절감을 통해 이제 수익을 실현할 단계에 이르렀다”며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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