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LG, 전기차 배터리에 경쟁적 투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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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LG, 전기차 배터리에 경쟁적 투자 확대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0.05.27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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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전기차 배터리 10개 중 3.7개는 한국산
韓 3社, 탄탄한 모기업 지원아래 미래 가치 내다본 공격적 투자 진행 중
재계 수위에 있는 모기업을 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대외 여건 악화 속에서도 공급선 다각화와 적극적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사진은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 모습. 사진=삼성SDI 제공
재계 수위에 있는 모기업을 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대외 여건 악화 속에서도 공급선 다각화와 적극적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사진은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 모습. 사진=삼성SDI 제공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국내 재계 순위 수위를 달리는 삼성·SK·LG그룹들은 이미 전기차 시장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식하고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진행 중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 배터리 3사는 코로나19 여파로 기업 환경이 악화됐지만 전기차 배터리 분야 만큼은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생산되는 전기차 배터리 10개 중 3.7개는 한국산 배터리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배터리 3사의 누적 점유율은 37.6%를 기록했다.

LG화학이 27.1%로 세계 1위, 삼성SDI가 6.0%로 4위, SK이노베이션 4.5%로 7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권에 있는 이들 업체들은 성장세를 꾸준히 이어나가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현대기아차, 르노, GM, 폭스바겐, 벤츠, 아우디·재규어, 테슬라, 볼보, 포드, 지리자동차 등 공급선을 광역화하면서 점유율 장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LG화학은 지난 2016년 처음 폴란드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했으며, 작년부터 현지에 2개 공장을 두고 유럽 내 배터리 생산능력을 6GWh에서 30GWh로 늘렸다. 올해도 6조원의 시설투자비 가운데 3조원을 배터리 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LG전자는 2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1년까지 총 120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삼성SDI도 BMW, 르노, 재규어랜드로버 등에 배터리를 납품하면서 유럽 시장에서 강세를 이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현대자동차와의 전기차 배터리 분야 장기 구상에 들어간 것으로 관측돼 향후 글로벌 배터리 시장 지각 변동을 불러올 수도 있다.

지난 2018년 헝가리 괴드에 공장을 짓고 제품 생산을 시작한 삼성SDI는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1조2000억원을 들여 괴드 2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1년부터 가동될 예정인 이 공장은 생산능력이 1공장의 3배가량 큰 규모로 들어선다는 게 삼성SDI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차, 다임러, 폭스바겐, 포드와 함께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성장세를 보여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월 초 헝가리 코마홈에 제2공장 증설을 위해 기술인력 300명을 급파했고, 올 연말까지 설비구축을 완료할 방침이다. 제2공장이 예정대로 완공될 경우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에서만 16.5GWh의 전기차 배터리를 양산, 유럽시장 수요에 안정적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배터리 3사와 해외 메이져 업체로 불리는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과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공급선을 다각화한다는 점이다. 파나소닉이 전기차 분야에서 독보적인 테슬라와의 동맹을 통해 성장했고, 여전히 방향을 크게 바꾸지 않으면서 기술력 신장에 열을 올리고 있고, CATL은 중국 당국의 지원 아래 내수 시장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해왔다.

탄탄한 재무구조와 자금력을 보유했다는 것도 강점이다. 배터리 3사가 각각 재계 1위 삼성, 재계 3위 SK, 재계 4위 LG 등을 모기업으로 하고 있어 투자 결정과 실행력에서 해외 업체들보다 강한 면모를 계속 보일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의 내수 보호를 위한 보조금 정책, 일본의 기술력 등과 포스트 코로나 시장 상황 변동 등 여러가지 변수가 있지만 한국 배터리 3사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중국 CATL도 내년엔 유럽 배터리 공장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5년간은 국내 배터리업체들의 유럽시장 물량 증가 효과가 가장 클 것”이라며 “공격적인 투자의 근거에는 미래 가치가 무궁무진하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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