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3주구’서 펼쳐지는 ‘암투’…비공식 조직부터 지라시 살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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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3주구’서 펼쳐지는 ‘암투’…비공식 조직부터 지라시 살포까지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05.27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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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시공사 선정…양사 지지세력, 경쟁사 비방
자칭 ‘클린입찰감시단’ 대우 비난…삼성도 피해
반포3주구 전경. 시공사 선정 총회가 다가오자 입찰에 참여한 두 시공사는 물론 조합원들까지 상대 세력에 대한 흑색선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이재빈 기자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반포3주구 수주전이 상호 비방으로 얼룩지면서 혼탁해지고 있다. 총회 날이 다가올수록 각 건설사를 지지하는 세력들이 상호비방전을 벌이는 등 곳곳에서 암약(暗約)을 펼치고 있어서다. 조합원들은 근거 없는 비방전은 재건축 사업에 들어가는 시간적·물질적 비용을 늘릴 뿐이라며 현 상황이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은 오는 30일 시공사선정총회를 열고 공사비 8087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행할 시공사를 선정한다. 수주전에 등판한 건설사는 기호 1번 대우건설과 기호 2번 삼성물산. 수주에 사활을 건 양사는 앞서 열린 대의원설명회와 합동설명회 등에서 서로를 향한 비방전을 펼쳐왔고 결국 각 사를 지지하는 조합원들까지 가세하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불거지고 있다.

먼저 자칭 ‘클린입찰감시단’이라는 세력은 대우건설 비방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조합원들에게 발신한 문자에서 “반포3주구 조합원들은 대우건설 불법 OS요원의 일방적인 설명만 들었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만 갖고 있다”며 “대우건설의 불법홍보로 입찰이 혼탁해지고 진실과 중요한 정보가 왜곡·은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감시단은 또 삼성물산이 대우건설을 상대로 펼쳤던 주장들을 인용하면서 비방전을 이어갔다. 대우건설 매각설이나 부채비율이 높아 신용도가 낮다는 일각의 비난을 그대로 인용했다.

감시단은 한술 더 떠 지난해 12월 대우건설이 시공사 계약을 해지당한 신반포15차 총회책자를 배포했다. 이들은 “대우건설은 신반포15차에서 계약서 도장까지 찍었으면서 전체 공사비의 30%인상을 요구했다”고 비난했다. 또 대우건설이 총회 직전 조합원들에게 수백만원이 들어있는 돈봉투를 건낼 것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조합은 클린입찰 감시단의 행위에 제동을 걸었다. 노사신 조합장은 조합원들에게 발송한 문자에서 “시단은 조합의 공식 부정행위 단속반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비공식 단체인 감시단의 문자에는 허위, 과장된 내용이 전달될 수도 있으니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시단을 보는 타 조합원들의 시선은 곱지 못하다. 반포3주구 조합원 A씨는 “감시단은 앞서 조합원들에게 전체문자를 발송해 삼성물산을 일방적으로 지지했던 아크로리버파크 조합장 B씨와 연관이 있다”며 “특정 건설사에 유리한 내용만 배포하는 집단이 어떻게 클린입찰감시단이냐”고 꼬집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감시단의 유포하는 내용은 근거 없는 유언비어”라며 “근거없는 문자를 배포하고 일방적으로 삼성물산 측의 편을 들어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삼성물산도 곳곳에서 공격받고 있기는 매한가지다. 조합원들이 다수 모이는 인터넷 카페나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등에 올라오는 내용 대부분이 삼성물산을 공격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올라오는 주장들은 주로 ‘신반포15차에 제안한 내용에 비해 삼성물산이 반포3주구에 제안한 내용은 형편없다’나 ‘삼성물산의 계약서는 무조건 공사비가 추가로 인상되는 독소조항을 품고 있다’는 내용이다.

또 출처를 알 수 없는 내용의 지라시도 다수 배포됐다. 최근 반포3주구에 배포된 지라시에는 삼성물산이 스타조합장 B씨와 결탁해 ‘래미안 원베일리’ 공사비 폭등을 노리거나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된 반포124주구 조합장을 해임하고 시공사를 교체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최근에는 자신이 ‘래미안 원베일리’ 조합원이라고 주장하는 한 남성이 홍보관 앞에서 공사비 인상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앞뒤로 메고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최고의 사업조건을 제시했고 정당한 방법으로 수주에 임하고 있다”며 “실체없는 주장에 대해 일일이 반박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반포3주구 조합원 C씨는 “두 시공사에 이어 조합원들까지 비방전에 가담하면서 수주전이 진흙탕싸움이 됐다”며 “사업조건 등을 검토해 시공사를 선정해야 할텐데 그저 두 파로 갈려 싸우기만 하는 현 상황이 씁쓸하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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