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상임위원장 독식' 선언...민주화 이전으로 회귀 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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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상임위원장 독식' 선언...민주화 이전으로 회귀 천명
  • 박지민 기자
  • 승인 2020.05.2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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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차라리 국회 없애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지민 조현경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원구성과 관련해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겠다고 27일 공식 선언했다. 사실상 '일당독재 선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구성 협상과 관련해 "180석을 만들어 준 국민의 뜻이 무엇인가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현재 여당의 의석은 단순 과반이 아닌 절대 과반"이라고 말했다.

윤 사무총장은 이어 "13대 이후 지금까지 의석비에 따라 상임위원장 수를 서로 나눠 갖는 것이 관행화됐는데 12대까지 대한민국 국회는 다수 지배 국회였다"며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가지고 야당과 협상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절대 과반 정당인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전석을 가지고 책임 있게 운영하라는 게 국민의 뜻"이라고 했다.

윤 사무총장은 또 "지도부가 원구성 협상을 담당하는 원내대표단에 국민의 뜻을 저버리지 말고 다수당이 상임위원장 18석 전석을 차지하는 원칙을 지켜달라는 당부가 있었다"며 "그렇지 않으면 21대 국회를 절대 과반으로 만들어준 국민의 뜻을 저버리는 것이라는 강력한 지적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내대표단이 자리를 걸고 이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왔다"고 했다.

윤 사무총장의 발언을 종합하면, 87년 민주화 이후 의석 수에 따라 여야가 나누어가지는 관행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논리는 '민주화 이전 12대 국회까지 다수가 지배하는 국회였으며 이를 따르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는 것. 이는 박정희 군부 독재와 전두환 신군부 독재 시절 권력의 하수인 역할을 했던 국회 운영 원칙을 되살리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는 논리나 다름 없다. 이런 이유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민주당 선언에 대해 "그럼 국회가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라며 "차라리 국회를 없애라"고 했다. 

이와 관련, 미국 의회도 다수당이 상원과 하원의 모든 자리를 독식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하원의원 임기를 2년으로 해 새 대통령 취임 이후 중간선거를 실시하며, 6년 임기의 상원의원을 2년마다 3분의 1씩 선출해 행정부와 의회 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실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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