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 ‘AI 원팀’으로 SKT-삼성-카카오 ‘초협력’ 맞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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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LG, ‘AI 원팀’으로 SKT-삼성-카카오 ‘초협력’ 맞서나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0.05.2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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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LG전자-LG유플러스 AI 협력 논의 개시… “구체적 내용은 아직”
KT, ‘기가지니’ 확장과 SKT 견제 ‘두 마리 토끼’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진=KT 제공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진=KT 제공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KT가 LG유플러스·LG전자와 인공지능(AI) 분야 동맹 구축에 나섰다. 삼성, 카카오 등과 손잡은 SK텔레콤 진영과의 경쟁에 이목이 쏠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T·LG유플러스·LG전자 3사는 AI 분야 협력 방안 논의를 위한 접촉을 진행 중이다. 구현모 KT 대표가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제안을 내놓은 데 따라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서 AI 기술이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경쟁력의 하나로 주목을 받으면서 미래 시장 주도를 위해 통신, 가전·스마트기기 제조 기업들이 역량을 모으는 것으로 평가된다.

경쟁사인 SK텔레콤의 경우 올해 국내외 다양한 ICT 기업들이 협력하는 ‘초협력’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미 카카오와 지분 교환을 통해 협력 관계를 맺고 있으며 올해는 스마트폰, 모빌리티 등 분야에서 삼성전자와도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플랫폼 ‘누구’를 다양한 자사 서비스에 탑재해 선보이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카카오도 각각 자체 AI 플랫폼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통신 네트워크와 각종 콘텐츠 플랫폼, 스마트폰과 가전기기 등 여러 제품·서비스에서 협력이 가능하다.

KT는 지난해 10월 ‘AI 컴퍼니’를 선언, 자체 AI 솔루션 ‘기가지니’를 클라우드 방식으로 여러 파트너사 기기·서비스에 탑재하는 ‘기가지니 인사이드’ 플랫폼 등을 선보였다. 2025년까지 KT의 AI가 탑재된 기기를 1억대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도 제시한 바 있다. 기가지니는 2017년 IPTV 셋톱과 스피커 결합 제품 형태로 선보인 이후 23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KT의 대표 AI 브랜드가 됐다.

최근에는 현대커머셜의 상용차 앱 ‘고트럭’에 기가지니 인사이드를 적용했고 아트뷰와 협약을 맺고 스마트홈·스마트카 부문 AI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 73개 건설사, 8개 홈네트워크사와 협력해 AI 아파트를, 노보텔 앰배서더 등과 AI 호텔 서비스를 구축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한양대, 카이스트 등과는 AI 연구를 공유하고 역량 강화 의견을 공유하는 산학연 ‘AI 원팀’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 LG전자와의 이번 협력 추진은 기가지니가 AI 솔루션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가운데 상호 시너지를 창출하고 SK텔레콤 등과의 경쟁에 나서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KT와 LG유플러스는 지니뮤직에 공동 투자를 통해 음원 서비스 사업에서 공동 전선을 구축했으며 내비게이션 ‘원내비’ 서비스 협업도 진행한 바 있다. KT와 LG전자는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 관계로 소통의 창구가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기가지니, 누구 등과 경쟁을 위해 네이버와 파트너십을 통해 ‘클로바’ AI를 도입하는 등 외부의 우수한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전략을 취해온 만큼 이번 협력도 무리가 아니라는 평가다. LG전자도 AI 기술에 투자하고 있지만 자체 플랫폼보다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극 활용하는 등 외부 기술력 활용 여지가 크다.

KT 입장에서는 LG유플러스와 공동전선으로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 서비스를 견제하고, LG전자의 가전·스마트폰 등 다양한 제품에 AI 서비스를 확장할 기회를 엿볼 수 있다.

다만 논의가 시작된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협력 내용이나 실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논의 중이기 때문에 협력 방안이나 계획을 언급하는 것은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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