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은행뿐…예금 늘리는 고액자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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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건 은행뿐…예금 늘리는 고액자산가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5.2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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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민·우리·하나은행 등 4월 기준 고액 자산가 20% 가까이 증가
코로나19 따른 경기 불확실성 여파…안전자산 선호↑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자산가들이 대거 현금으로 몰리고 있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신한·국민·우리·하나은행 4대 은행의 1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 수는 전년보다 각각 7~20% 늘었다. 이들이 맡긴 돈도 9~15%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은행의 3월 말 정기예금(개인 부문) 잔액은 167조4233억원으로 전달보다 1187억원(0.1%) 늘었고 지난달 말에는 4049억원(0.2%)이 더 유입됐다.

은행의 예금이자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을 찾는 자산가가 늘어난 배경에는 현재 상황에서는 현금 보유가 낫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자산가들은 정기예금으로 돈을 맡길 때 만기를 1~6개월짜리를 선호하고 있다. 이자 수익을 기대하기 보단 앞으로 시장상황이 안정되면 언제든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대기성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셈이다.

특히 달러 예금에 대한 자산가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경기 침체 우려가 짙어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도 높은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입 무역 비중이 워낙 높고 국제 외환시장에서 노출도가 높다는 점도 자산가의 달러 확보를 적극적으로 부추기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3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 자료에 따르면 3월 외국환 은행 거주자 외화예금은 752억9000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67억8000만달러 늘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이다. 특히 외화예금의 대부분은 달러였고 기업 증가분이 65억1000만달러에 달했다. 2018년 11월(69억4000만달러) 이후 1년 4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자산가들은 달러예금에서도 언제든지 출금이 가능한 수시입출금 예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말 4대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외화 보통예금(개인)은 281억6800만달러로 2월 말(216억1500만달러)에 비해 두 달 새 30% 늘었지만 만기를 정해둔 외화 정기예금은 같은 기간 5% 느는 데 그쳤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할 당시인 3~4월에 비해선 위험 회피 분위기가 다소 안정됐지만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전자산 위주의 분산 투자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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