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도 없는 일선학교… 학교 전파 우려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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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도 없는 일선학교… 학교 전파 우려 '급등'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0.05.2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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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없는 학교 1741개… 전국 유치원엔 보건교사 1명
유치원 교사 96.4%, "정상 등교에 따른 집단감염 우려"
코로나19로 비어있는 교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몇 차례 미뤄졌던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1∼2학년, 유치원생 등 280여만 명이 등교·등원한다. 하지만 일선 교육 현장, 특히 유치원의 보건·방역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이를 둘러싼 우려가 만만치 않다.

26일 교육부의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국·공·사립유치원은 총 8837곳으로 총 63만3913명의 유아가 등원하고 있다. 같은 통계에서 이들 유치원에 정식 채용된 보건교사는 단 1명이었다. 정규직 보건교사가 아닌 기간제 보건교사도 24명에 불과했다.

유치원생 수를 고려할 때 ‘부족’이라는 단어로는 온전히 다 표현되지 못할 정도로 열악한 수준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지난 7~10일까지 전국 17개 시도 국공립유치원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교사 96.4%가 ‘유치원 정상 등교에 따른 집단감염에 대해 우려가 크다’고 답했다.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는 교육부에 △유아 안전을 위한 수업일수 감축 △유치원생에 대한 안전 대책 등을 요구하는 탄원서까지 낸 상태다. 초·중·고교의 상황도 크게 나을 게 없다. 전국 1만1943개교 중 1741개교에는 보건교사가 아예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건교사가 채용되어 있다고 해도 업무가 과도하다. 보건교사 1명이 1000명 넘는 학생을 맡는 사례도 다반사. 학생 수 1000명이 넘는 학교는 서울에만 177곳이다. 감염병 관련 방역이나 초동대처에 대한 대처가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학년·학급별 격주제와 등교·원격 수업을 하루씩 번갈아 하는 격일제, 오전·오후반을 운영하는 2부제 등 다양한 학사 운영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실제 등교 인원이 예상보다 적다고 해도 불안감이 사그라지지 않는 이유다. 

실제로 인천에서는 지난 20일 등교 개학 첫날부터 고3 확진자가 발생했다. 인천은 해당 지역 및 인근 지역구를 포함해 5개 구 66개교의 등교를 중단시켰다. 이후 지난 22일 인천시교육청은 교육부와 협의해 인천 5개 구 66개 고등학교 등교를 재개하기로 했다.

서울에서는 23일 노원구 중학교 학생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격리됐고 25일에는 강서구 예일유치원 원생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산발적인 지역 사회 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지만, 방역 당국으로서도 뾰족한 해법이 없다.

더욱이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이날 0시 기준으로 소아·청소년 다기관 염증 증후군 의심 사례가 2건 신고됐다고 발표하면서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에서도 문제를 인식하고 간호사·간호조무사·퇴직 보건교사 등을 한시적으로 파견해 공백을 메운다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교육부에선 일선 학교에 이런저런 의견만 개진할 뿐 구체적인 지침이나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코로나 시국에도 예산 확보, 인력 충원 등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학생의 안전은 계속해서 위협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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