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에 부는 ‘비대면’ 수주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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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에 부는 ‘비대면’ 수주 바람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05.2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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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 비대면으로 대형 원유운반선 2척 수주…1500억원 규모
삼성중, 대우조선도 각각 VLCC 2척‧LNG-FSRU 1척씩 계약
다만, 선주와 원활한 소통 위해서는 대면 방식이 수주 활동에 유리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수에즈막스 급 원유운반선.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수에즈막스 급 원유운반선.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조선업계에 ‘비대면’ 수주 바람이 불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여파로 얼굴을 보지 않고 화상회의와 이메일 등을 통해 최종 수주 계약까지 따내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유럽 선사로부터 수주한 15만8000톤급 대형 원유운반선 2척을 비대면 방식으로 수주했다. 해당 수주 규모는 관련 금액만 1500억원에 달한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길이 274m, 너비 48m, 높이 23.2m로,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2022년 1월부터 선주사에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에는 2척의 옵션계약이 포함되어 있어, 향후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삼성중공업도 비대면으로 최종 계약을 성사시켰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초 버뮤다 지역 선사로부터 LNG 연료추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총 2536억원에 수주했는데 실무 협의를 화상으로 진행한 뒤 최종 계약서는 이메일로 교환했다.

이들 선박은 삼성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LNG 연료공급시스템 ‘에스-퓨가스(S-Fugas)’를 적용해 올해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에 대응이 가능하다. 2022년 4월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최근 중앙아메리카지역 선주를 대상으로 초대형 액화천연가스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LNG-FSRU) 1척을 비대면 방식으로 수주했다. 화상으로 실무 회의를 진행하고, 각 사의 대표가 만나 악수하는 계약식이 아니 메일로 최종 계약서를 주고 받았다. 계약 금액은 약 4106억원 규모이며 계약 기간은 2023년 6월 말까지다.

국내 조선업계 뿐만 아니라 해외 조선사에서도 비대면 수주 계약이 나오고 있다. 중국 후동중화조선과 카타르 페트롤리엄(QP)와의 LNG선 건조계약 체결은 관계자들의 화상회의를 통해 이뤄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해외 출장이 어려워지다 보니 해외 선주와 계약을 할 때는 화상 회의나 이메일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면서 “과거에도 얼굴을 보지 않고 최종 계약을 성사시킨 사례가 종종 있었지만, 앞으로 비대면 방식의 수주 활동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수주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대면 방식의 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얼굴을 보지 않고 계약을 해야 하는 탓에 선주들이 확신을 갖지 못하는 등 비대면으로 수주 활동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문서나 화상회의 등으로는 협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가급적 선주들의 얼굴을 직접 봐야한다”면서 “이전처럼 대면 영업이 본격화 돼야 수주 활동에 훨씬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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