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집행부 교체한 '흑석 9구역', 시공사 자격 유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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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집행부 교체한 '흑석 9구역', 시공사 자격 유지되나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05.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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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 총회서 결정…시공사 지위 박탈 가능성도
전 집행부 총회 개최 등 방해…시공사 “마지막까지 최선”
흑석9구역 조합 전 집행부가 26일 오전 구역 내에 붙인 현수막. 조합원들은 전 집행부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사진=조합원 제공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4400억원 규모의 서울 동작구 흑석9구역 시공권을 갖고 있는 롯데건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오는 30일 정기총회에 시공사 지위 여부를 결정하는 안건이 올라가 있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흑석9구역 조합은 오는 30일 오후 2시 서울시 동작구 대방동 라무르웨딩하우스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한다. 통상 정기총회에서는 예산 사용내역 결산, 운영비 변경 추인, 사업비 및 수입, 운영비 예산안 등을 의결하지만 이날 총회의 1호 안건은 조금 특별하다. ‘시공자(롯데건설) 지위 관련 의결의 건이 1호 안건으로 올라가 있기 때문이다.

1호 안건은 단순한 찬반이 아닌 1안과 2안 중 선택될 예정이다. 1안은 시공사 선정계약 시 롯데건설이 제시한 28층, 11개동 안 대신 25층 16개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안이다. 단 조합은 1안으로 통과돼 롯데건설이 시공사 지위를 유지하더라도 계약서에 제시한 대안내용 중 미이행한 사안에 대해 손해배상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2안은 즉시 계약 해제 및 해지를 통해 롯데건설의 시공사 지위를 박탈하는 내용이다.

사안이 여기까지 온 까닭은 롯데건설이 GS건설을 상대로 펼쳤던 수주전 당시 제시했던 28층, 11개동 안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수주에 성공한 롯데건설은 ‘2811’안을 추진했으나 2종 일반주거지역 최고 층수를 25층으로 제한하는 ‘2030서울플랜’으로 인해 사업이 지속적으로 지연됐다.

결국 롯데건설은 ‘2811’안 대신 25층 16개동으로 사업 추진 방식 변경을 꾀했으나 이때부터 조합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조합원들은 롯데건설이 약속했던 ‘2811’안이 무산된 만큼 흑석9구역에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의 요구는 △프리미엄 브랜드 ‘르엘’ 적용 △주차장 추가면적 확보 등이다.

하지만 지난 7일 열렸던 대의원회에 등판한 롯데건설 측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 했다. 조합 관계자 등에 따르면 당시 설명에 나섰던 롯데건설 측 관계자는 회사 지역과 분양가 등이 상이해 회사 내규 상 르엘을 적용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해임된 전 집행부가 총회 개최 등 조합업무를 방해하고 있는 점도 롯데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앞서 흑석9구역은 지난 14일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장 등 집행부 8명을 해임하고 현재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당시 전체 조합원 689명 중 367명이 현장 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 355표, 반대 1표, 기권 10표, 무효 1표로 해임안이 결의됐다.

이에 전 집행부는 임시총회 절차상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또 기존 조합 사무실의 출입문을 용접하고 26일 새벽에는 30일로 예정된 정기총회가 연기됐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정비구역 곳곳에 내걸었다.

흑석9구역 조합원 A씨는 “전 집행부가 해임된 배경에는 사업지연뿐만 아니라 시공사와의 유착 의혹도 있다”며 “허위사실을 배포해 총회를 방해할수록 시공사의 입지만 좁아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올해 초까지만 해도 집행부는 변경하더라도 시공사 지위는 유지하자는 의견이 우세했다”며 “그런데 시공사가 요구사항 수용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점차 여론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현재로서는 시공사 지위 박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이미 시공사지위 박탈 여부가 안건으로 올라간 만큼 딱히 드릴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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