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풍자도 비판도 못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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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풍자도 비판도 못참아”
  • 장야곱 기자
  • 승인 2013.04.16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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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언론·시민단체의 ‘존엄 훼손’ 표현에 으름장 일관
▲ 탈북여성들로 이뤄진 뉴코리아여성연합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 앞에서 북한 주민들의 굶주림 외면한 3대 세습, 전쟁놀이에 나선 김정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매일일보]북한이 최근 남측의 이른바 반북행위, 특히 ‘존엄 모독’을 계속 언급하며 사과 및 대책 마련을 요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가 없는 북한 체제의 눈에서 남한 매체와 시민단체들의 북한체제 비판이 정부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비쳐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은 16일 최고사령부의 ‘최고통첩장’을 통해 국내 일부 보수단체의 반북 퍼포먼스를 비난하면서 “대화와 협상을 원한다면 지금까지 감행한 모든 반공화국 적대행위에 대해 사죄하고 전면중지하겠다는 실천적 의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통첩장은 특히 15일 열린 보수단체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등의 모형에 대한 화형식 등을 거론했다. 북한이 남쪽의 민간단체 행사에 하루도 채 안 돼 이례적으로 신속히 반응을 보인 것은 이 문제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보여준다.

지난 14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도 정부의 대화 제의에 대한 첫 반응으로 “동족대결 모략책동에 매달려온 자들이 사죄나 책임에 대한 말 한마디 없이 대화를 운운한 것은 철면피한 행위”라며 “앞으로 대화가 이루어지는가 마는가 하는 것은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조평통은 같은 날 오전 대변인 담화에서는 남측 언론 등이 김일성 생일 경축 분위기를 모독하고 있다며 “우리의 최고 존엄까지 시비 중상하는 것은 또 하나의 특대형도발 추태”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북한이 개성공단의 잠정중단과 북측 근로자 철수 이유로 내세운 것도 역시 존엄 모독이다.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 담당 비서는 지난 8일 담화를 통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남조선의 대결광신자들은 우리의 존엄을 모독하는 참을 수 없는 악담을 계속 줴치고(떠들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그동안 북한 체제와 최고지도자에 대한 비난에 대해 예민하고 격렬한 반응을 보여왔다. 과거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피그미’(키가 작은 아프리카 인종)‘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민감하게 대응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북한은 남북대화에서 남쪽 사회단체 등의 반북행위를 문제삼는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당시에는 남북한 사회체제의 상이성을 설명하고 북한을 이해시켰지만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경찰은 지난 13일 탈북자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대북전단을 살포 움직임을 경기도 김포에서 제지했고, 납북자가족모임과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은 지난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맞아 계획했던 대북전단 살포를 정부의 요청을 수용해 보류했다.

그러나 남한은 물론 미국, 일본 등과 대화를 할 때에도 전제 조건으로 분위기 조성을 위한 사과와 비난 자제를 요구하는 북한의 이러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남한 같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정부 기관도 아닌 민간단체나 개인, 언론을 통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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