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반중 정서 확산...개혁개방 이후 최대 위기 맞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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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반중 정서 확산...개혁개방 이후 최대 위기 맞은 中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0.05.24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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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홍콩·대만에 강경책...서방진영과 대립각
코로나 中 이기주의에 세계경제 탈중국 행보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대만 시민들이 23일 타이베이 철도역에 모여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제정을 비난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대만 시민들이 23일 타이베이 철도역에 모여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제정을 비난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대국굴기의 원동력이 돼 온 경제발전은 미국에 의해 제동이 걸리더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성장 동력마저 흔들리는 상황. 경제력을 무기로 급격히 팽창해 오던 국제적 리더십도 미국이 구축하는 글로벌 반중 전선에 직면하기 시작했다.

▮시진핑 ‘중국몽’ 좌초 위기

중국을 개혁개방의 길로 이끌었던 덩샤오핑은 1987년 13차 당대회에서 2020년까지 ‘샤오캉’(1인당 국민소득 3000~1만 달러 시대) 사회를 실현시키고,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부터는 사회주의적 유토피아 사회인 ‘다퉁’ 사회 건설에 나서 신중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 완성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2013년 집권하면서 국가 이데올로기로 ‘중국몽’ 실현을 내세운 것도 덩샤오핑의 비전을 실현시키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자 대내외적 선언이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양회에서 올해 성장률조차 제시하지 못할 정도로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심각한 상황이다. 게다가 미국과의 신냉전이 시작되면서 경제회복이 순탄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중 간 신냉전 본격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중국 책임론 공방으로 격화되기 시작한 미중 간 갈등은 현재 홍콩·대만 문제를 두고 정면충돌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중국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간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과시켜 상무위원회에서 입법을 완료할 계획이다. 홍콩의 반중 진영에서는 국가보안법 도입에 결사 항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지난해 홍콩 사태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은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부인한 대만에 대해서도 강경론을 펴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어떠한 분리주의 행동도 결연히 반대하고 저지할 것”(SCMP 23일자)이라며 무력사용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중국이 이처럼 홍콩·대만에 대한 강경책을 예고하자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 등 서방국가들이 거세게 반발, 미국 주도의 신냉전 기류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 SCMP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명의로 홍콩 국가보안법 도입을 비판하는 성명을 낸 데 이어 영국·호주·캐나다 3국 외무장관도 공동으로 반대성명을 발표했으며, 유럽연합(EU)도 조셉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명의로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일대일로 흔들...세계 곳곳서 탈중국

미중 간 신냉전은 경제 문제와도 무관치 않다. 미국은 폼페이오 장관 명의 성명에서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홍콩의 특별지위가 박탈되면 비자 발급 금지와 미국 내 자산동결 등의 조치로 아시아 금융 중심지로서의 위상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케빈 해싯 미국 백악관 경제 선임보좌관은 CNN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홍콩에서 심각한 자본 탈출 문제가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며 “홍콩은 더 이상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가 되지 않을 것이다. 매우 매우 중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그동안 ‘일대일로’(해상·육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로 미국에 맞서왔지만 코로나 사태 와중에 자국 중심적인 행보로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반중 정서를 확산시키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게다가 중국의 경제력을 의식한 친중 행보를 보여 온 유럽 주요국가들도 미국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그동안 영국, 독일, 호주, 뉴질랜드 등 미국의 핵심 동맹국들은 미국의 압박에도 5G 사업에서 화웨이 제품을 배제하지 않았지만 미중 간 신냉전 돌입과 맞물려 변화가 일고 있다. 영국은 이미 화웨이 배제에 나섰고, 프랑스와 독일은 의약품 주권 강화를 외치며 탈중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으로 이어지는 일대일로에서 화웨이는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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