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진 우려에 저축은행도 제로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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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진 우려에 저축은행도 제로금리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5.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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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아저축은행 6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 0.9%로 낮춰
고금리 이자 ‘옛 말’…수익성 악화에 주요 저축은행 예금이자 인하 동참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장기적인 저금리 환경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예금을 제공하던 저축은행의 이자가 최근 제로로 떨어졌다. 기준금리 하락과 코로나 사태 속에서 고금리 예금에 대한 역마진 및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24일 저축은행업계 따르면 경북 기반 저축은행인 대아저축은행은 6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0.9%로 내렸다. 한 달 전보다 0.3%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지난 3월 기준금리가 1.25%에서 0.75%로 인하된 데 이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방경기마저 나빠지자 지역 기반 저축은행이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수신금리를 크게 낮춘 것으로 해석된다.

예금금리 인하는 대아저축은행뿐만이 아니다. 최근 OK저축은행은 OK안심정기예금과 중도해지 OK정기예금 등 주요 상품의 예금금리를 0.2%포인트 인하했다. SBI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유진저축은행도 예금상품 금리를 각각 0.1%포인트, 0.15%포인트, 0.1%포인트 내렸다.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2%대의 예금금리를 유지해왔지만, 이번에 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주요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1%대가 됐다.

저축은행에서 예금금리 인하 바람이 확산하고 있는 것은 역마진 및 수익성 악화 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내려가자 대출금리 인하 압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수신금리만 그대로 두면 마진이 줄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신금리를 일부 조정한 것이다.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신협과 새마을금고보다도 낮다. 신협이나 새마을금고는 조합원 출자금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기준금리 인하 영향을 덜 받았다. 3월 말 신협의 1년 정기예탁금 금리는 2.03%, 새마을금고 금리는 1.98%였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저축은행 금리는 2.25%로 신협(2.16%), 새마을금고(2.12%) 보다 높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돈 줄이 막힌 기업들이 저축은행의 문을 두드리며 현금 확보에 나서면서 대출금리가 떨어진 영향도 예금금리를 낮추는 데 한 몫 더했다. 저축은행의 3월 말 기업대출 금리는 평균 6.62%다. 가계자금대출 금리도 14.67%로 역대 최저 수준인데 법정 최고금리인 24.0%보다 거의 10%포인트 낮다.

여기에 오는 28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제로금리 시대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실제 지난 3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조정하자 시중은행들은 정기예금 금리를 줄줄이 낮췄다. 현재 시중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50개 중 금리가 1% 미만인 상품은 절반에 달한다.

우리은행 ‘WON예금’은 0.55%, 하나은행 ‘리틀빅 정기예금’ 0.7%, NH농협은행의 ‘농부의마음 정기예금’은 0.75%의 금리를 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예금금리는 1% 미만이 대부분이고 저축은행도 금리가 계속 내려가는 추세다”면서 “향후 한은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전 금융권에 걸친 초저금리 시대가 본격화 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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