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대율 앞둔 시중은행 커버드본드 봇물
상태바
신예대율 앞둔 시중은행 커버드본드 봇물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5.24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규제에 은행권 예금을 늘리거나 가계대출 줄여야
커버드본드, 수천억원에서 1조원 정기예금 유치 효과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금리 리스크와 정부 규제에 대비한 현금 확보가 금융권 과제로 부상하면서 은행이 원화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 발행을 대폭 확대할 조짐이다. 금융당국은 커버드본드로 조달한 자금을 예수금의 1%까지 인정하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한 번에 수천억원에서 1조원에 달하는 정기예금을 유치하는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발행되기 시작한 시중은행의 커버드본드 규모는 현재 총 3조9200억원에 달한다. 발행규모로는 KB국민은행이 2조1200억원으로 가장 많고 SC제일은행이 8000억원으로 선두에 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5000억원을 발행했다.

올해 들어선 최근 우리은행이 2000억원 규모로 5년물 커버드본드 발행에 성공하면서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금리수준은 1.44%로 은행채 5년물 민평금리보다 0.02%가량을 절감했다. 코로나19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발행계획을 미뤘던 SC제일은행과 수협은행도 각각 5000억원, 3000억원의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까지 발행이 가장 많았던 국민은행은 커버드본드 관련 기초자산집합 평가총액을 3조5375억원에서 7조5067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기초자산집합 평가총액의 상향은 은행이 담보로 하는 자산을 늘린 것으로 추가 발행에 대한 신호로 해석된다.

이처럼 은행들이 너도나도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도입된 신예대율 규제와 연관이 깊다. 예대율은 은행의 예금잔액 대비 대출금 비율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100% 이하로 유지하도록 규제하고 있는데, 100%를 넘으면 영업 등에서 제한을 받게 된다.

올해부터 적용된 신예대율은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은 가중치 15%를 주고 기업대출은 15%를 낮췄다.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을 늘리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예대율 상한선에 다다른 은행이 예대율 규제를 피하려면 예금을 늘리거나 가계대출을 줄여야 한다.

국내 5대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의 4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579조5536억원으로 전달보다 3조3779억원 늘어났다. 올해 1~3월 가계대출 월간 증가폭이 1조~2조5000억원 사이였던 점과 비교해 증가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정기예금 잔액은 649조6198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7079억원 감소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은 은행들의 커버드본드 발행을 자극하는 주된 요인”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보험·카드·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과 P2P 시장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읽을 만한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