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맨 금융사 알짜 부동산도 현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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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띠 졸라맨 금융사 알짜 부동산도 현금화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5.2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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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1700억대 매각… 회계기준 바뀌는 보험사도 발등에 불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금융권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알짜 부동산까지 매물로 내놓으며 현금화에 나서고 있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현재 지점 매각 공고를 내고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서울 북아현동 지점과 노원 상계동 지점, 신마산 지점 등 보유 부동산 총 9곳을 처분한다고 공고했다. 최저입찰가(예정금액)는 약 346억원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월에도 부산, 대전, 창원 등 7개 지점을 팔았다.

하나은행도 꾸준히 통폐합 지점 매각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11일 경기 시흥 지점을 포함해 대구 중구 포정동, 부산 중앙지점, 전남 목포 옥암동 지점 등 총 25개 점포 매각을 공고했다. 최저입찰가는 1137여억원가량이다.

은행들이 이달 들어 1700여억원에 달하는 보유 부동산 매각에 나선 이유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수익성 악화다.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영업점 폐쇄가 계속되면서 은행들의 유휴 부동산도 쌓여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 부동산 경기 역시 위축될 수 있고, 유휴 부동산을 조기에 매각하는 게 유리하다.

현금 확보에 나선 금융사는 은행뿐이 아니다. 내후년 새로운 자본 규제인 ‘킥스(K-ICS)’ 도입을 앞둔 보험사들도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부동산을 팔아치우고 있다. 현재까지 부동산 매각을 진행 중인 보험사는 현대해상과 한화생명, 메리츠화재 등 3개사다.

K-ICS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맞춰 지급여력비율(RBC)을 개선하기 위한 자본규제 방안이다. RBC의 경우 부동산 위험계수를 업무용도 6%, 투자용도는 9%로 판단한다. 하지만 킥스가 도입되면 부동산 위험계수가 25%까지 늘어난다. 부동산을 많이 보유할수록 준비금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에 대한 투자 열기는 뜨겁다. 특히 현대해상 강남센터의 경우 매각 초기부터 대형 자산운용사를 비롯해 중소형 운용사까지 총 40여곳에 이르는 투자자가 관심을 보였다. 본 입찰엔 10여곳 이상 참여했다.

현대해상 강남사옥은 지하 7층, 지상 19층, 연면적 3만4983㎡(1만582평) 규모로 지난 2001년 준공된 건물이다. 매각가는 3.3㎡당 3500만원 선으로 약 3700억원 수준이다. 코로나19여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선 강남권역(GBD) 최고가를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생명도 국내 곳곳에서 사옥 매각을 진행 중이다. 일부는 지난 3월 공개 매각을 진행했으나 유찰되기도 했다. 공개 매각 당시 최저 공매가는 48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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