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코로나19 불황 속에 나오는 경제지표마다 디플레이션을 경고하고 있다. 생산자물가는 수개월째 뒷걸음치고 있고, 소비자물가는 마이너스로 돌아설 조짐마저 보인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102.82로 전월대비 0.7% 하락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선 1.5% 떨어졌다.
생산자물가는 지난 2월 0.3% 떨어진 것을 시작으로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낸다.
생산자물가 하락은 국제유가 하락이 국내 물가 상승률에 지속적으로 하방 압력을 준 데 따른 걸로 보인다. 지난달 말 서부텍사스유 가격은 한 달 만에 6% 넘게 떨어진 배럴당 18.84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에 영향을 받는 경유가 23.6% 내렸고 휘발유도 34.1% 하락하는 등 석탄 및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공산품 물가가 전월 대비 1.5% 하락했다. 전력, 가스, 수도 및 폐기물 물가도 0.1% 내렸다.
한국은행은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공산품을 중심으로 물가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정내 식재료 소비 증가로 농림수산품 가격이 0.2% 올랐다. 그러나 생산자물가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생산자물가 하락세와 맞물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점도 5월 마이너스 물가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지난 4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95로 전년 동월 대비 0.1%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0.0%)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글로벌 공급망 붕괴, 경기부양책, 생활방역의 전환 등의 물가 상승 요인과 국제유가 하락의 반영 등 하락 요인이 공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