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비전2030’ 속도전 돌입…“TSMC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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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비전2030’ 속도전 돌입…“TSMC 잡는다”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05.2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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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발표한 반도체 비전2030 세부 전략 플랜 가동
대만 TSMC 추격 쉽지 않아…기술 격차 줄이고, 점유율 늘려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 사진.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 사진.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삼성전자가 경기도 평택캠퍼스에 파운드리 생산 시설을 구축한다. EUV(Extreme Ultra Violet, 극자외선) 기반 최첨단 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발표한 ‘반도체 비전2030’ 전략의 구체적 실행에 나선 것이다.

2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투자는 삼성전자가 작년 4월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 관련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시스템 반도체 분야 글로벌 1위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전략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EUV 전용 화성 ‘V1 라인’ 가동에 이어 평택까지 파운드리 라인을 구축하며 모바일,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AI 등 다양한 분야로 초미세 공정 기술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비전2030 발표 이후 지난 1년 동안 두드러진 성과는 없었지만, 올해부터 의미 있는 세부 전략 시행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는 명실상부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비메모리 부문인 시스템 반도체에서는 아직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올해 초부터 반도체 비전2030 세부 전략 추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올해 초 3나노 반도체 개발현장 방문을 시작으로 공식 행보를 시작했고, 최근 중국 시안 공장 방문까지 반도체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비전2030 전략은 정부의 한국판 뉴딜정책과도 일맥상통한다. 지난해 정부가 메모리 반도체 편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촉구한 바 있는데 삼성의 전략은 정부와의 교감이 이뤄진 투자라 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정부와 삼성의 시스템 반도체 키우기 전략에는 걸림돌이 적지 않다. 우선 파운드리 시장에서 과점을 차지하고 있는 대만의 TSMC를 넘어서야 한다.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인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1/3이 넘는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지만, 비메모리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칩을 생산하는 파운드리 부문 외에도 직접 칩설계를 하는 시스템LSI 부문에서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1위 업체인 미국의 퀄컴이 장벽이다.

이들과의 경쟁은 물론 급변하는 시장 여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미‧중 경제전쟁의 확전조짐이 보이고 있는데 삼성전자에겐 득보단 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거대 수요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미국은 보호무역주의 기치를 높이며 TSMC에게 자국 시장에 공장을 짓도록 압박하고 있다. TSMC는 이를 수락하며 사실상 미국 내 파운드리 공장 도입에 나서 삼성전자로서는 2030년 1위 탈환에 변수가 생겼다.

뿐만 아니라 중국 역시 반도체 굴기에 나서며 자급률 7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중국의 추격을 저지하고, 시스템 반도체에서는 대만 TSMC를 쫓아가는 형국인 만큼 연구개발 등 기술력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한 관련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수익이 일정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며 “시스템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고, 고용창출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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