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 다시 깨운 언택트… 디지털 금융 무한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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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뱅킹 다시 깨운 언택트… 디지털 금융 무한경쟁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5.19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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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계기로 비대면·비접촉 금융 수요 급증
금융권, 서비스 고도화 및 디지털 혁신 진검승부 
하나은행 PB 및 세무, 부동산, 법률 등 전문가가 내점이 불편한 손님과 스마트폰을 연결한 화상상담 서비스를 통해 상담하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하나은행 PB 및 세무, 부동산, 법률 등 전문가가 내점이 불편한 손님과 스마트폰을 연결한 화상상담 서비스를 통해 상담하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코로나19 사태의 확산은 금융권 전반의 변화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면서 비대면·비접촉 수요 확대와 함께 디지털 금융환경이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 소비와 간편결제, 모바일 뱅킹의 확산으로 기존 금융사업자는 물론 신규 핀테크 업체들을 중심으로 자금유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4월 발표한 '코로나19 확산이 주요국 지급수단에 미친 영향'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등 일부 국가의 경우 현금 사용에 따른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현금사용이 감소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발생 이후 소비자의 30%가 스마트폰, NFC카드와 같은 비접촉 수단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70%는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이를 계속 사용할 예정이라 응답했다.

또한 영국, 캐나나 등 많은 국가들이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조치로 비접촉결제수단의 한도 증액 등을 통해 비대면결제 이용증가를 유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부 국가의 경우 기존의 지급결제 서비스 이외에 모바일 결제앱을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2019년말 기준 국내은행에 등록된 전체 인터넷뱅킹 등록고객수는 1억5000만명(중복고객 합산)이다.

이중 스마트폰뱅킹 등록고객수는 1억2000만명으로 최근 3년간 매년 평균 15% 내외 증가해 왔다. 스마트폰 등록고객수가 전체 인터넷뱅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년 전인 2014년에만 해도 47%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76%까지 상승했다. 모바일뱅킹의 이용건수와 이용금액 증가율은 최근 3년간 평균 30%에 달한다.

모바일 금융의 확산은 이용빈도뿐 아니라 서비스 범위의 확대로도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뱅킹을 통한 대출신청 규모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출현한 2017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성장했으며, 2018~2019년 들어서도 30~40%의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는 시중은행들의 디지털전환도 부추기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오픈뱅킹 시대의 개막과 맞물려 자연스럽게 치열한 서비스 고도화 경쟁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우리은행은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혁신'에 나섰다. 우리금융그룹은 “지금이 디지털 혁신의 골든타임”이라며 새로운 그룹 디지털 비전 ‘Digital for Better Life’를 선포했다. 손태승 회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함께 이끄는 컨트롤타워 ‘디지털혁신위원회’를 구축하고 디지털에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손 회장은 “언택트 바람은 일시적 트렌드가 아닌 넥스트 노멀(Next Normal·새 표준)이 됐다.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하며 속도감 있는 디지털 전략 추진을 예고했다.

국민은행도 최근 언택트(비대면)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조직을 전격 개편했다. 국내 개인 고객 마케팅은 대면·비대면 구분을 없애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8일자로 3개 부서를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글로벌사업본부 산하에 글로벌사업부와 IT글로벌개발부 등 부서 2곳을 신설했다. 비대면 마케팅을 담당하던 디지털마케팅부를 없애고 개인마케팅부 한 곳으로 통합했다.

그동안은 마케팅 부서를 대면과 비대면으로 나눠 운영해왔다. 앞으로 대면과 비대면 구분 없이 상품 및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은행은 지난 11일부터 금융권 최초로 영상통화를 통한 특정금전신탁 서비스를 열었다. 

이밖에 신한은행은 이달 초부터 ‘스마트 화상상담(S-TB)’ 시스템을 가동했고, 하나은행도 고객의 스마트폰을 통해 화상상담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국민은행은 ‘신탁 비대면 센터’를 설립해 그동안 영업점에서만 가입 가능했던 특정금전신탁을 비대면으로 가능하게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픈뱅킹 출범 초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들로 차별화에 나서기 힘들었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한 언택트 바람에 혁신 금융서비스 경쟁도 본격적으로 막이 오를 것"이라며 "은행 등 기존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다양한 핀테크 사업자들과의 경쟁구도가 형성되면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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