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vs 중국] 중국 굴기에 제조산업 충돌…밀리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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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vs 중국] 중국 굴기에 제조산업 충돌…밀리면 죽는다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05.1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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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 확보만이 살길…중국, 규모의 경제 따른 양산화 ‘가격경쟁력’ 앞서
반도체, 정유·화학, 中 자급률 상승에 긴장…친환경차·철강·조선 등도 경쟁
중국 시안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중국 시안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최근 글로벌 정세가 탈(脫)중국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가운데, 중국이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반도체 굴기에 나서고 있어 한국 기업과 충돌이 예상된다. 중국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친환경차와 철강, 조선, 정유·화학, 태양광 등 많은 제조산업 분야에서 한국과 경쟁 관계에 놓여 기술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가 안보상의 이유로 미국의 기술과 소프트웨어 등을 사용한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승인을 거치도록 하는 제재안을 발표하면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 진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 달성을 목표로 반도체 육성전략을 펼쳐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국가펀드인 ‘국가대기금 2기’와 ‘하이집적회로기금’이 총 2조7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미국은 자국 내에서 생산된 반도체의 화웨이 수출만 막았지만, 최근 미국 기술을 활용한 외국 기업도 화웨이에 판매하려면 허가를 받도록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후 중국 정부는 대대적인 SMIC 지원에 나서며 자급률 높이기 전략에 나섰다. SMIC는 중국 정부가 반도체 자급을 위해 전략적으로 키워온 파운드리 업체다. 단기적으로 국내 기업이 수혜를 입을 수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수요 감소 우려가 커진 셈이다.

중국은 반도체와 더불어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한국과 경쟁 관계를 보인다. 이미 LCD(액정표시장치)는 중국의 양산화에 한국 기업이 설 자리를 잃었다. 정유·화학산업은 반도체에 앞서 중국의 자급률 상승에 국내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나빠지고 있다.

철강과 조선 등의 산업도 전세계에서 국내 기업과 판매·수주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친환경 분야에서는 오히려 거대한 수요 시장을 등에 업고 한국보다 한발 앞선다는 평가도 있다. 태양광 산업과 전기차 등 친환경차 부문의 기술력은 한국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중국의 강점은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가격경쟁력이다. 철강제품이나 선박도 일반화된 제품의 경우 중국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 철강은 고급재, 선박은 LNG추진선 등 기술력 부문에서 국내 기업이 한 수 앞서고 있을 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현상 이후 미국과 일본, 유럽까지 탈중국을 꾀하고 있지만, 정작 한국은 최대 수요처인 중국에 목을 매달고 있다.

한 관련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는 가격 경쟁에서 비교할 수가 없다. 오로지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력만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며 “중국의 기술력이 한국 기업과 대등해지면 사실상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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