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 자본잠식 ‘눈앞’ 아시아나 인수 포기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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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 자본잠식 ‘눈앞’ 아시아나 인수 포기설 확산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05.1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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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부채비율 대폭 확대…2분기 완전자본잠식 위기
악화된 재무구조에 HDC현산, 인수 무산 가능성 더 높아져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활주로에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착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활주로에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착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에 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실적이 대폭 악화되며 완전자본잠식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포기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1분기 118억원의 영업 손실을 낸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 2082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폭이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조1295억원으로 21.5% 줄었다.

자본잠식도 진행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손실은 6832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도 2018년 649.3%, 지난해 1387%에서 1분기 6280%로 대폭 확대됐다. 자본총계 역시 2102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현재 완전자본잠식까지 남은 여유금이 1분기 기준 2000억원대에 불과한 셈이다.

문제는 2분기 실적이다. 코로나19가 3월 이후부터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본격적으로 하늘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부터 미주, 동남아, 중국 노선 등 국제선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실적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양대 국적사는 외화환산손실 때문에 각각 7000억원 내외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재무 상태를 보면 여전히 정부의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며 “2분기 화물의 선전으로 영업적자를 줄인다고 해도 원화약세가 일단락되지 않으면 부채비율이 계속 오를 수밖에 없어 확실한 자구책과 정부 지원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의 부담은 한층 더 가중될 전망이다. 현재 HDC는 러시아로부터 기업결합 심사 승인을 받지 못했단 이유로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HDC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계약이 무산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영난이 2분기는 물론,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국토교통부가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항공사에 최악의 경우 면허 취소 처분까지 내릴 수 있는 부분 역시 HDC 입장에선 부담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사들의 실적 개선 시점은 불투명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정상화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등 자칫 ‘승자의 저주’에 걸릴 수 있어 HDC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러시아 기업결합 심사 후 HDC현산에 인수 의사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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