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란시선 기획 공연 모노극 '그라운디드' 전석 매진 순항
상태바
우란시선 기획 공연 모노극 '그라운디드' 전석 매진 순항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0.05.19 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호한 경계와 존재의 양면성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이 시대에 꼭 필요한 담론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기대를 모은 모노극 <그라운디드>(제작: 우란문화재단, 프로젝트그룹 일다)가 관객들의 눈과 귀, 그리고 마음까지 사로잡으며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 

미국 극작가 조지 브랜트(George Brant)의 대표작인 모노극 <그라운디드>(GROUNDED)는 에이스급 전투기 조종사가 예상치 못한 임신으로 라스베이거스의 크리치 공군기지에서 군용 무인정찰기(드론)를 조종하는 임무를 맡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은 스크린을 통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전장을 감시하며 적들을 공격하는 한편, 퇴근 후에는 가족과 함께 평범한 시간을 보내는 일상의 괴리에 점차 혼란을 느끼게 된다.

모노극 <그라운디드> 공연사진 / 이미지 제공 = 우란문화재단, 프로젝트그룹 일다
모노극 <그라운디드> 공연사진 / 이미지 제공 = 우란문화재단, 프로젝트그룹 일다

이번 한국 초연은 명확한 주제의식과 그것을 완벽하게 구현해낸 연출, 무대미술, 기술, 연기력으로 관객들을 압도했다. 처음으로 모노극에 도전한 차지연은 완벽하게 파일럿으로 변신한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자신감과 명예로 가득한 캐릭터가 맞닥뜨리게 된 균열과 그로 인한 심리적인 변화와 영향을 누구보다 잘 표현했다는 평을 얻었다. 

조지 브랜트의 간결하지만 속도감 있는 대사를 때로는 부드럽게, 강렬하게 묘사하며 90분간 관객들을 몰입 시켜 대체 불가 배우의 진면목을 입증했다. 

특히 이번 <그라운디드>는 각 디자인 파트의 협업과 치밀한 텍스트 분석이 빛을 발했다. 

피라미드의 꼭지점은 하늘을 향해 있고, 죽은 자의 무덤이기도 하다. 무대는 여기서 착안해 피라미드를 구조적으로 비틀어 엎어진 사각뿔 형태로 구현했다. 

무대 중앙으로 모인 소실점, 피라미드 밑면이 드러난 무대는 마치 스크린 속에 있는 배우를 감시하는 듯한 심상을 불러일으키며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가른다. 또한 여러 각도에 위치한 조명은 무대 양 벽면에 부딪히며 다양한 그림자를 파생시키는데, 점차 분산되는 인물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파일럿의 심리 변화를 밀도 있게 좇는 이머시브 사운드 시스템 역시 이 작품의 백미로 꼽힌다. 객석을 두르는 수십 대의 스피커를 구의 형태로 배치한 사운드는 드라마의 흐름에 따라 창공, 트레일러, 파일럿의 내면으로 관객들의 심상을 유도한다. 

모노극 <그라운디드>는 공격무기이자 방어수단으로 전쟁의 새로운 무기가 된 드론의 양면성에 착안해 하나의 존재가 가진 경계와 양면성을 다룬 밀도 높은 대본으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모노극 <그라운디드>는 오는 5월 24일까지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에서 공연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