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학원 감염 공포...학부모들 “원어민 강사도 불안”
상태바
[코로나19 비상] 학원 감염 공포...학부모들 “원어민 강사도 불안”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0.05.17 11: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태원과 상관없는 매개로 ‘3차 감염’ 속출
클럽 간 강사 통한 청소년 연쇄 감염 확산
확산 초기 이태원 인근 원어민 교사 366명
이태원 클럽 방문 사실을 숨긴 학원 강사와 관련된 학원 집단감염이 속출하자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학원 교사로 인해 2차·3차 감염으로 번지자 ‘학원’이 새로운 감염 진원지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이태원 클럽을 갔었던 인천 학원 강사 확진자로부터 과외를 받은 중학생과 접촉한 초등학생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이태원과 전혀 다른 매개로 ‘3차 감염’으로 보이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1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 관련 신규 확진자 발생 양상이 클럽 방문자에서 접촉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적극적인 진단검사 시행, 생활 속 거리두기 조치 덕분에 급격한 확산세는 어느 정도 진정돼가지만, 전국에서 이미 ‘N차 전파’가 벌어진 만큼 지역사회에 감염의 불씨가 남아있다.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한 코로나19가 학원과 노래방을 매개로 클럽에 방문한 적도, 클럽 방문자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옮아가는 현상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태원 방문 사실을 숨긴 학원 강사에게 수업을 들은 고등학교 3학년생과 그의 어머니 등 3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는 등 학원을 매개로한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인천시는 남동구 논현동 거주자인 고교 3학년생 A(18)군과 그의 어머니(42)가 확진판정을 받았고, A군과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친구(18)도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3차 감염이 발생했다.

해당 강사는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확산 초기에 가정 방문 과외를 매개로 쌍둥이 남매를 감염, 남매의 또 다른 과외교사까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는 등 강사를 통한 연쇄 감염이 끊임없이 속출했다.

서울 서초구에 초등학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최모(36)씨는 “코로나로 학교를 못 다니고 있어 학원 밖에 교육에 대한 필요도를 충족할 수 있는 곳이 없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서 매우 두려운 상태”라며 “아이를 교육시켜야 하는 것도 부모의 몫이지만 이젠 학원을 보내는 것마저도 안전하지 못한 것 같아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원어민 강사에 대한 불안감도 커진 상태다. 외국인이 많이 가는 서울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확산되다보니 영어유치원 등 원어민 강사가 밀집된 시설에 대한 불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킹클럽, 트렁크, 퀸, 소호, 힘 등 이태원 5개 클럽 인근에서 휴대전화 기지국에 접속한 외국인은 약 1210명이다. 이중 교육부가 집계한 이태원 일대를 찾은 원어민 보조 교사·강사는 366명이다.

자연스레 이태원은 외국인이 많이 찾는 곳이라 원어민 교사가 있는 영어유치원이나 영어학원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들의 걱정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교육부 통계에는 각 시·도 교육청 소속 교직원들만 포함돼 있어, 영어유치원이나 일선 학원에서 일하는 원어민 강사들은 빠져 있다. 이들까지 포함하면 같은 기간 이태원을 찾은 원어민 교사 수는 더 많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어유치원이나 학원에서도 자체 조사를 통해 이들이 이태원에 방문했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 입장에서는 자체 조사를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렵고, 이태원에 가지 않았더라도 외국인 커뮤니티에서 클럽 방문 확진자와 접촉했을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맘까페에서도 “원어민 교사와 젊은 교사들이 많은 유치원에 보내는 게 맞는 지 모르겠다.”, “점점 영어유치원 원어민 교사들을 믿을 수 없어지고 있다.” 등 불안감을 보이는 게시글들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밀폐된 공간과 학원 등에서 아이들이 최대한 방역수칙을 준수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지적한다.

정기석 한림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인구 밀도가 높고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여 환기가 잘되지 않는 곳에서는 누구나 코로나19에 노출될 수 있다”며 “밀폐된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자제하는 게 가장 좋고, 오랜 시간 머물러야 한다면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담당업무 : 제약·바이오, 병·의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즐기려면 우선 관심을 가져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