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동학개미' 떠나는 '외국인'…증시 2차폭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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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빠진 '동학개미' 떠나는 '외국인'…증시 2차폭락 우려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5.1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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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수급여력 상실...석달째 이탈한 外人 귀환은 깜깜
파월 "고통 길어질 것" 경고..."국내 증시도 조정 불가피"
14일 코스피가 전날보다 15.46포인트(0.80%) 내린 1,924.96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오후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돼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14일 코스피가 전날보다 15.46포인트(0.80%) 내린 1,924.96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오후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돼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가 '2차폭락'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가지수 견인차 구실을 하던 미국 증시의 상승 동력 약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가 장기화 될거란 경고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간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경기 침체 우려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란 경고에 뉴욕 증시는 급락했고, 코스피도 주저앉았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1% 가까이 내리며 1920선으로 밀렸다. 전날(13일)과 비교해 15.46포인트(0.8%) 떨어진 1924.96으로 마감했다.

미국 증시가 이틀 연속 급락하며 투자심리를 훼손시킨 영향이 컸다. 파월 의장은 이날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주최의 화상 연설에서 "코로나19가 초래한 고통의 정도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지금이 '마지막 장'(final chapter)이 아닐 수 있다"고 심각한 우려를 전했다.

이에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516.81포인트(2.17%) 급락한 2만3247.97로 거래를 마쳤고, S&P500 지수 역시 50.12포인트(1.75%) 떨어진 2820.00로, 나스닥 지수도 139.38포인트(1.55%) 내린 8863.17으로 급락했다.

코로나19 책임론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분쟁이 격화하고 있는 점도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한국 증시도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융주 및 중소형주에 대한 신용 리스크가 미국 증시 하락의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며 “이를 감안하면 한국 증시 또한 매물이 출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제는 지수 반등을 주도한 이른바 '동학개미'들의 힘이 빠져있다는 점이다. 앞서 개인은 코스피 1900선 회복의 수급 동력 역할을 맡아 그동안 외국인 투매를 모두 흡수해왔다. 실제로 올해 개인 순매수는 코스피 27조2070억원, 코스닥 4조8922억원에 달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스피가 1900선을 넘긴 것은 개미의 힘 덕분이지만 2000선을 돌파하기에는 힘에 부치는 모양"이라며 "또 현재 시장에는 투자와 실물경기와의 괴리가 벌어졌다는 인식이 공유돼 이전과 같은 개인 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가 일어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발을 뺀 후 돌아오지 않는 외국인도 관건이다. 코로나19라는 특수성을 고려할 때 외국인 자금이 돌아오기 위해서는 현 상황에 대한 전환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월 이후 외국인투자자들의 국내 주식시장 이탈이 석달째 이어지고 있다. 경기 회복 지연과 코로나로 인한 기업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급증하고 있어 외국인투자자의 매물 출회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인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상승 탄력이 다소 둔화된 모습"이라며 "1950선을 넘지 못하고 등락을 반복하는데 증시가 또 한차례 레벨업을 하기 위해서는 외국인이 언제 돌아오는지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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