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파워] 쥐띠 동갑 정지선 VS 정유경…이번엔 화장품서 리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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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파워] 쥐띠 동갑 정지선 VS 정유경…이번엔 화장품서 리매치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0.05.1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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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그룹 계열 한섬, 화장품 사업 진출...“내년 초 프리미엄 스킨케어 시장 공략”
신세계인터, 성공적으로 안착한 비디비치와 연작 올해 중국 온라인 사업 주력 강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백화점, 패션, 면세점 등 비슷한 분야에서 맞부딪히며 유통업계 대표적 라이벌로 꼽히는 1972년생 쥐띠 동갑내기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의 승부가 또 한번 펼쳐질 것으로 예상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2018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면세점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는 가운데, 최근 한섬을 앞세워 화장품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이번 화장품 시장 진출은 기존 패션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기능성 화장품 전문기업 ‘클리젠 코스메슈티칼’(이하 클린젠)의 지분을 51% 인수해 화장품 사업에 진출한다. 클린젠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클린피부과’와 신약개발전문기업 ‘프로젠’이 공동 설립한 코스메슈티컬 전문기업이다.

한섬이 패션 외에 이종 사업에 뛰어든 것은 1987년 창사 이후 처음이다. 특히 정 회장은 화장품 시장에서 ‘프리미엄 스킨케어’ 시장을 정조준했다. 1조 5000억원 규모의 국내 프리미엄 스킨케어 시장은 매년 10% 이상 신장하는 등 미래 성장성이 높은 시장이지만, 아직까지 코스메슈티컬을 대표할만한 국내 브랜드가 없다.

이에 내년 초 클린젠의 화장품 제조 특허기술을 바탕으로 한 프리미엄 스킨케어를 론칭, 그동안 패션사업을 통해 쌓아온 ‘고품격 이미지’를 화장품 사업에서도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또한 새로운 바이오 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해 차별화된 사업 경쟁력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판매도 백화점 매장에서 우선 이뤄진다. 이후 온라인과 면세점 등으로 판매망을 넓힐 예정이다.

한섬 관계자는 “패션과 화장품 사업은 트렌드를 선도하는 차별화된 제품 개발력과 고도의 제품생산 노하우 등 핵심 경쟁 요소가 비슷해 그동안 한섬이 쌓아온 ‘프리미엄 브랜드 육성 역량’을 활용하는 게 용이하다”면서 “백화점, 면세점 등 화장품 핵심 유통채널을 보유하고 있어 시너지 극대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가 신규 모델 중화권 스타 왕대륙을 통해 중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가 신규 모델 중화권 스타 왕대륙을 통해 중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한편, 정지선 회장의 동갑내기 맞수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은 일찍이 화장품으로 눈을 돌려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SI)은 2012년 비디비치를 인수하면서 화장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인수 초기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치 못했으나, 정 총괄사장은 화장품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투자했다. 그 결과 2012년 인수 당시 연매출 19억 원이던 비디비치는 현재 2000억 원대 브랜드가 됐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난해 기준 화장품 부문 매출액은 3680억 원, 영업이익은 68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SI 전체 매출의 25.8%, 영업이익의 81%에 달한다.

이밖에 정 총괄사장은 해외 화장품 브랜드(바이레도·산타마리아노벨라·딥티크)의 국내 판권을 인수하면서 사업을 확대했다. 2015년엔 화장품 제조사인 인터코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공장을 짓고 자체 생산까지 하고 있다. 2018년 10월 론칭한 한방 화장품 브랜드 연작은 현재 중국 시장에서 평가가 좋다.

올해 정유경 총괄사장은 중국 온라인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주력 채널인 면세점이 마비됨에 따라 중국 현지 온라인몰 직진출을 강화해 위기에 대응한다는 것이다.

‘쁘띠 샤넬’로 불리는 비디비치의 경우, 지난 3월 중국 1위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의 내수관에 입점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왕대륙을 제품 모델로 발탁하고 중화권 마케팅에 힘을 싣고 있다.

연작은 중국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설화수, 후와 달리 2030대를 겨냥한 한방화장품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실제로 연작 고객의 60%가 2030대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중으로 중국 온라인 매장 7곳까지 확대하고 20대 배우 고윤정을 전속모델로 발탁해 중국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지선 회장의 화장품 사업이 의미 있는 실적을 내기까지 쉽지 않을 것으로, 섣부른 진출로 리스크만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동안 정 회장이 M&A를 통해 그룹 덩치를 양적·질적으로 키운 것을 보아, 사업다각화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화장품 사업 역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정 회장이 2018년 말 진출한 면세사업은 올해 1분기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유통 채널이 매출 감소를 보였음에도 현대백화점그룹 면세사업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4.4%(101억원) 늘어난 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적자도 19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억 원 개선됐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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