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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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0.05.1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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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부 조현경 기자

구로 콜센터 사태 이후 잠잠해질 듯 보였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또다시 악몽이 되살아났다. 지난 6일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코로나 대응이 완화된 직후 서울 이태원 유흥업소발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 이에 서울시는 즉각 유흥업소 무기한 영업중단을 명령했지만 10일 낮 12시 기준 이태원 클럽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30%가 무증상자라는 것을 고려하면 명백히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이다. 심지어 이태원 클럽을 방문자가 1500명에 달한다는 데 이들 접촉자 가운데 1300명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열 가지 중 아홉을 잘해도 하나가 뚫리면 전체를 썩게 하는 것이 바이러스다.

이태원 집단감염 사태에도 불구하고 취임 3주년을 맞이한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 삶과 일자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마지막까지 더욱 경계하며 방역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겠다”면서도 “일상복귀를 늦출 수 없다. 방역이 경제의 출발점이지만 방역이 먹고사는 문제까지 해결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이미 신천지와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만으로도 전국민 재난지원금이 배포되는 엄중한 상황이다. 골목상권은 무너졌고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몰락에 따른 일자리 감소로 인한 신규 실업자수가 최대 33만명에 달한다는 전망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와의 장기전에 대비해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해 전문성과 독립성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회 동의시 보건복지부에 복수차관제 도입 △감염병 전문병원과 국립 감염병연구소 설립 등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는 장기전의 자세로 코로나19에 빈틈없이 대처하겠다”며 국민에게 일상생활로 복귀하면서도 끝까지 방역수칙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이번 이태원 사태로 다시 한번 시민 개개인은 상기해야 한다. ‘세계가 칭송하는 K방역’이라는 안이한 생각으로는 상황을 걷잡을 수 없는 장기전으로 몰고 갈 뿐이다. 물론 터질 게 터졌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서울시와 경기도의 뒷북 대처는 지적받아 마땅하나 사회구성원이 함께하지 않는 생활 속 방역이란 존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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