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파워] 테라 반격에도 1위 수성 문제없다, 배하준 OB맥주 신임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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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파워] 테라 반격에도 1위 수성 문제없다, 배하준 OB맥주 신임사장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0.05.10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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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하이트진로 거센 추격과 코로나19 여파로 성장 주춤
올해 취임한 배하준 사장의 과제 ‘점유율 방어’·‘수익성 개선’
스타 마케팅·수입맥주 국내생산 전환 등 20년 ‘영업력’ 발휘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올해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 오비맥주가 ‘맥주 시장 1위’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맥주 성수기인 여름철을 앞두고 업계 안팎으로 관심이 쏠린다.

‘영업통’으로 불리는 배하준(본명 벤 베르하르트·사진) 오비맥주 사장이 올해 취임해 성과를 보이기도 전에 ‘코로나19’라는 예상 밖 대형 암초를 만났기 때문이다. 특히 악화된 경영환경 속에서도 경쟁사 하이트진로의 거센 추격이 배하준 사장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배하준 사장의 과제는 ‘점유율 방어’와 ‘수익성 개선’

올해 배하준 사장의 최대 과제는 ‘점유율 방어’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간 맥주 시장 점유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어서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49.5%에서 48.9%로 낮아졌지만, 하이트진로는 26.9%에서 30.8%로 올랐다.

‘수익성 개선’도 그의 주요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오비맥주는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둔화와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주 52시간 근무제 등의 영향으로 4년 만에 매출 성장세가 꺾이고 말았다. 실제로 오비맥주의 지난해 매출은 9.2% 감소한 1조5421억 원을, 영업이익은 20.5% 줄어든 4089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무려 27% 감소한 2743억 원에 그쳤다. 올해는 코로나19 타격으로 영업부진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에는 오비맥주 전체 맥주 생산량의 25%를 담당하는 청주공장 제품 생산을 4주간 중단하기도 했다.

따라서 배하준 사장이 1위 수성을 위해 각종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느냐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스타 마케팅·수입맥주 국내생산 전환 등 20년 ‘영업력’ 발휘

배 사장은 글로벌 맥주 비즈니스에서만 20년 경력을 쌓아온 맥주 영업·물류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벨기에 루벤 가톨릭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2001년 AB인베브에 입사한 이래 벨기에 영업 임원, 룩셈부르크 사장, 남유럽 지역 총괄 사장을 거쳐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남아시아 지역 사장을 역임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배 사장의 올해 목표는 브랜드 입지를 공고히 지키는 것이다. 경쟁사로부터 점유율 방어를 위해 그의 무기 ‘영업력’을 발휘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최근 배 사장은 가정용 시장과 젊은 층 공략에 나섰다. 맥주 판매 비중이 업소용 제품이 가정용 제품보다 높아 외식업 침체에 따른 매출 타격이 컸던 만큼 의존도를 낮추려는 방안이다. 카카오프렌즈를 운영하는 카카오IX의 스낵 브랜드와 손잡고 선보인 ‘카스X선데이치즈볼’ 리미티드 쇼퍼백 에디션이 한 예다.

또한 ‘스타 마케팅’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는 카스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고 홍보 활동을 극대화하기 위해 요리연구가이자 골목상권 식당의 문제 해결사로 유명한 외식 사업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카스 새 모델로 발탁했다. 지난해 10월 개그맨 김준현과 에이핑크 손나은을 모델로 동반 발탁한 지 불과 6개월 만의 결정이다. 백종원 대표가 평소 호감도가 높은 데다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실제로 백 대표는 카스 광고 모델료 전액을 기부해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향후 카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감도 추이에 따른 매출 변화도 주목된다. 또한 그는 맥주에 대해 전문가 수준의 지식과 애정을 보이며 ‘맥주 덕후’의 면모를 자주 보인 바 있다. 그가 출연 중인 ‘맛남의 광장’에서 보리와 맥아의 차이, 맥주 제조 시 물의 역할을 커피와 비유하며 설명하는 등 맥주 전문가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백 대표를 통해 카스가 가진 다양한 매력을 차례로 알릴 계획이다. 이달부터 매주 월요일 카스 유튜브 채널에서 ‘홈맥 즐기기’ 등 다양한 에피소드가 공개되고 있다.

배하준 사장은 카스 외 글로벌 브랜드의 경우 해외 경험을 살려 브랜드 입지가 강한 호가든, 버드와이저, 스텔라 아르투아 위주로 영업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수익성 강화를 위해 수입맥주 브랜드의 국내 생산도 본격화했다. 호가든 330ml 병을 비롯해 330ml 캔과 500ml 캔, 생맥주, 버드와이저 355ml, 500ml 캔, 500ml 병, 생맥주를 국내 생산으로 돌린 바 있다. 최근에는 호가든 로제 500㎖ 캔 제품을 세계적으로 국내에서 처음 선보였다. 해외 유명 맥주 브랜드들을 국내 생산으로 전환할 경우, 공장 가동률을 높일 수 있어서다. 주세 개편에 따른 절세 효과를 소비자에게 혜택으로 돌려줄 수 있어 점유율 방어에도 유용하다.

이밖에 향후 1000억 원까지 시장 가능성이 큰 ‘논 알코올 제품’ 등의 이색적인 신제품도 준비 중이다. 현재 ‘카스 제로’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판매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올해 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의 반격에도 1위 명성을 이어갈지, 아니면 10년 만에 정상 자리가 바뀔지 귀추가 주목된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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