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디지털 소외층’을 위한 금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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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디지털 소외층’을 위한 금융은 없다
  • 박수진 기자
  • 승인 2020.05.1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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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디지털 금융', 금융권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다. 은행이나 카드, 보험, 증권을 비롯한 금융업 전반에서 다양한 디지털 금융을 선보이고 있다. 정부도 주도적으로 새로운 금융 환경 만들기에 나섰다.

금융사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업무를 볼 수 있는 ‘비대면 거래’도 이제 낯설지 않다. 인터넷뱅킹 또는 모바일뱅킹을 통해 단순 업무인 입·출금 거래는 물론, 예·적금 상품 계약 및 대출 등 웬만한 은행 업무를 지점 방문 없이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3년 전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은 영업점 통폐합을 결정, 전국 지점 80%를 폐쇄한 바 있다. 이어 주요 시중은행들도 현재까지 ‘비용 효율화’라는 명목으로 지점 통폐합에 나서고 있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이 지난 1~3월에 통폐합한 영업점 수만 무려 78곳에 달한다. 다음달까지 통폐합이 예고된 영업점 5곳까지 합치면 상반기에만 83곳의 영업점이 문을 닫는다.  

이처럼 은행들의 점포 통폐합에는 속도가 붙고 있고, 디지털 금융은 날로 발달되고 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비대면 금융 기술 개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이 직접 은행을 찾아 직원 도움으로 업무를 본다.

수많은 은행들이 지난 3~4년간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디지털 강화 및 인재 모시기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취약계층을 위한 디지털 금융은 없었다. 금융당국 역시 이와 관련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10여년 전 인터넷전화가 보편화되면서 청각장애인들은 기존 통화를 넘어 ‘화상전화’라는 것을 통해 자유롭게 대화 할 수 있게 됐다. 이런 기술은 일부 사람만을 위한 게 아닌 모든 사람을 아우르는 기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Untact) 시대’가 도래하면서 또 다시 금융권의 비대면 거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제는 디지털 소외계층도 아우를 수 있는 금융 기술에도 힘을 기울여 모두가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언택트 금융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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