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기업 자금 조달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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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기업 자금 조달 시장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3.04.0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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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 STX 등 주요 기업들 유동성 위기로 시장 악화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기업들의 주요 자금조달원인 주식 및 채권발행 규모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은 9조732억원으로 직전월 12조102억원 대비 2조9370억(24.5%) 감소했다.

3월까지 누계 실적 역시 28조1988억원으로 전년동기 36조6354억원에 비해 8조4366억원(23.0%) 줄어들었다.

지난달 주식 발행 규모는 1849억원으로 전월 2529억원 대비 680억원(26.9%) 감소했다. 특히 2월에 4건(974억원)이던 기업공개(IPO) 실적이 3월 들어서는 전무했다.

유상증자는 한진중공업이 1516억원을 실시한 것을 포함해 3개 회사가 1849억원 규모로 집계돼 전월(3건, 1555억원) 대비 294억원(18.9%) 증가했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저등급 회사채는 발행이 저조했지만 높은 신용등급의 회사들은 저금리 기조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차환발행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3월 전체 회사채 발행 규모는 8조8883억원으로 전월 11조7573억원 대비 24.4%(2조8690억원) 축소됐다.

일반회사채는 4조3441억원이 발행돼 전월 3조9270원에 비해 4171억원(10.6%) 늘어났다.

특히 시장에서 높은 신용등급으로 평가받는 대기업이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2.49%로 사상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대기업은 3월 들어서 4조3441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중소기업은 지난해 12월부터 회사채 시장에서 이름이 사라졌다.

신용등급별로도 AA등급 이상 회사채가 3조4091억원(AAA등급 1조5691억원, AA등급 1조8400억원) 발행됐지만 A등급 이하 회사채는 8800억원에 지나지 않았다. 이마저도 A등급이 6000억원, BBB등급이 2800억원으로 BB등급이하는 발행이 한 건도 없었다.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심화‧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HMC투자증권 황원하 연구원은 “1월 이후 한일건설, 쌍용건설에 이어 STX조선까지 연이어 크레딧 이벤트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 때문에 크레딧 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높은 상황이라 A등급 이하 발행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외면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량등급에 속하는 발행기업들은 조달비용을 낮춰 기존 차입금을 차환하고 있으며 만기도 장기로 늘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 연구원은 “건설사 P-CBO, 채권시장 안정펀드와 같은 지원방안이 확대 도입돼야 한다”며 “정책적 대안이 나오기 전까지 회사채 투자자는 크레딧 이벤트 발생 가능성과 그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 가능성을 감안해 종목 선택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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