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뉴딜' 외쳤지만 '김정은 중태설'에 묻힌 판문점 선언 2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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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뉴딜' 외쳤지만 '김정은 중태설'에 묻힌 판문점 선언 2주년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0.04.27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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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동해북부선 남북 철도연결 내년말 착공
여당은 21대 국회서 판문점 선언 비준 예고
정부 안팎선 한미 정보 흘리며 "김정은 건재"
27일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옛 동해북부선 배봉터널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권구훈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철도사업 현장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옛 동해북부선 배봉터널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권구훈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철도사업 현장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판문점 선언 2주년을 맞이한 27일 정부가 '한반도 뉴딜'을 외치며 동해북부선 남북 철도 연결사업의 내년말 착공 방침을 공식화했지만, 한반도 안팎은 일주일째 이어진 '김정은 중태설'로 혼란이 계속됐다. 

❚정부 "남북 정상 약속 이행"

21대 총선 압승으로 국정 동력을 확보한 정부와 여당은 이날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재추진과 함께 '한반도 뉴딜' 비전까지 새로 제시하며 한반도 데탕트 분위기 재조성에 열중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설훈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21대 국회가 열리면 (20대 국회서) 야당 반대로 하지 못한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부터 재추진해야 한다"며 "(그러면) 북한에 긍정적 신호를 줘서 남북 관계 개선과 남북 국회연합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 또한 "한반도 평화의 수레바퀴를 다시 굴려야 한다. 북미 관계가 풀리기만 기다릴 수는 없다"며 "남북이 다시 손을 맞잡고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180석을 확보해 단독으로 판문점 선언을 비준할 수 있다. 

같은 날 정부는 강원도 고성 제진역에서 '동해북부선 추진 결정 기념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동해북부선 건설은 그 과정 자체가 (코로나 19로 어려움에 빠진)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새로운 한반도 뉴딜 사업"이라며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남북 정상의 약속을 다시 이행하고 한반도 평화경제시대를 열기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을 차근차근 추진하고 있다. 우선 남북이 마주하고 있는 접경 지역에서부터 평화경제의 꽃을 활짝 피우고자 한다. 그 첫걸음이 바로 동해북부선 건설"이라고 말했다. 그는 철도 연결에 이어 대북 개별관광, 보건의료 협력,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한반도 산림생태계 복원 등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주요 남북협력 사업들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동해북부선 사업은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하는 사업일 뿐만 아니라 남북철도 협력을 준비하는 사업으로,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인 만큼 현재 추진 중인 건설사업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올해 말까지 기본계획을 완료하고 내년말 착공을 목표로 속도감 있게 추진할 방침"이라고 거들었다. 

❚김정은 건재 정찰사진 확보한 듯

하지만 이날 국내외의 관심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상에 쏠려 있었다. 해외에서는 김 위원장이 중태에 빠졌다거나 사망했다는 각종 설들이 계속 난무했고, 국회에서는 "김 위원장이 열흘 안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진짜 문제"(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라는 말이 나왔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를 진화하기에 급급했다. 전날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우리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며 "김 위원장은 4월 13일 이후 원산에서 머물고 있다. 아직 아무런 의심스러운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은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나섰다.

정 수석부의장은 김정은 중태설을 보도한 CNN 등 외신을 향해 "남북 간의 교류, 화해 협력 분위기가 살아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드니 그러면 손해를 볼 수 있는 사람, 밥벌이가 없어지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일종의 페이크 뉴스(가짜뉴스)"라며 "외신들이 낚인 것"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문 특보가 밝힌 정부 입장이 어디에 근거하는지도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원산에 갈마비행장도 만들고 관광단지를 개발하고 있다. 휴양시설이 많다. (김 위원장이) 거기 가 있는 것 같다"며 "(김 위원장이) 부축을 받거나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것은 보지 못했고 사진을 보니 걸어 다니더라, 일 없다(괜찮다)는 이야기"라고 했다. "정찰기로 사진을 찍으면 축구공 크기도 판별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는 미군 정찰기가 김 위원장 영상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김연철 장관도 비슷한 취지의 말을 했다. 그는 전날 열린 한중 비전 포럼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가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한 건 기술 정보를 포함해 복잡한 과정을 거쳐 정보 평가를 한 것"이라며 "정부는 특이 동향이 없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정보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다만 김 장관은 "정보 평가의 과정과 근거에 대해선 그 특성상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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