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후 사퇴 조율 의혹 증폭...민주당, 나흘째 잠적 오거돈 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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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후 사퇴 조율 의혹 증폭...민주당, 나흘째 잠적 오거돈 제명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0.04.27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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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민주당 성범죄 진상조사 TF 가동
곽상도 "사퇴공증 법무법인, 靑 연결고리"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오거돈 부산시장이 여성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오거돈 부산시장이 여성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사퇴 기자회견 직후 나흘째 잠적 중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윤리심판원 회의를 열어 오 전 시장 제명을 의결했다. 같은 날 미래통합당에서는 오 전 시장 사퇴 시점을 총선 후로 조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진상조사위를 가동시켰다.

미래통합당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선 직전 여권 주요 인사인 부산시장이 사퇴를 약속하는 큰 사건이 벌어졌는데 청와대와 민주당이 몰랐다는 말을 믿을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이런 대형사건을 중앙당에 일절 알리지 않았다고 하는데 어느 누가 믿겠는가"라고 말했다.

심 권한대행은 또 "사건이 터지고 나서 마무리에 나선 오 전 시장 측근은 직전 청와대 행정관이었고 (오 전 시장과 피해자 간 합의 사항을) 공증에 나선 법무법인이 부산이다. 법무법인 부산의 현재 대표인 정재승 변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이고 오 전 시장 캠프에서 인재영입위원장을 했던 사람"이라며 "지난 선거기간 중에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야당이 총선용 정치공작을 준비하는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아마 이것이 바로 오거돈 사건을 염두에 뒀던 것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 성범죄를 규명하기 위해 곽상도 의원을 책임자로 한 진상조사TF 가동 방침을 밝혔다. 

곽 의원도 이날 "김외숙 인사수석이 법무법인 부산에 있었다. 청와대와는 상시 연결되는 채널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며 "법무법인 부산에 있던 분이 법제처장을 하다 청와대로 갔고 또 정 변호사는 오 전 시장 캠프의 인재영입위원장을 했다. 연결고리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진상규명의 열쇠를 쥔 오 전 시장은 지난 23일 사퇴 기자회견 직후 모습을 감춘 뒤로 나흘째 소재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또 부산시 정무라인 15명 가운데 13명도 오 전 시장의 사퇴와 함께 대거 자동면직 처리된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이날 윤리심판원 회의를 열어 오 전 시장 제명을 의결했다. 오 전 시장은 이 자리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임채균 윤리심판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 전 시장이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소명을) 포기한 것"이라며 "사안의 성격상 (성추행) 피해자 보호(필요성)도 있어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윤리심판원은 현장조사 등의 이유로 오 전 시장 사퇴 나흘 뒤 회의를 열었다고 했지만 실제 조사했는지 확실하지 않다. 임 위원장은 "직원이 내려가서 나름대로 조사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질문에는 입을 다물었다. 이에 앞서 이날 휴가에서 복귀한 이해찬 대표는 오 전 시장 사건에 대해 "놀랍고 참담하기 그지없다. 이 일은 공당의 공직자뿐 아니라 누구에서도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공식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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