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19 장기 침체 터널… 車업계, 유동성 확보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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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19 장기 침체 터널… 車업계, 유동성 확보 시급
  • 성희헌 기자
  • 승인 2020.04.2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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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성희헌 기자
산업부 성희헌 기자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자동차업계가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실적침체 및 불확실성의 장기전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완성차업체들은 코로나19 쇼크에 1분기 실적이 수직 하락한 데다 2분기 충격이 본격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4.7% 증가했으나 실질적 이익은 감소했다. 현대차가 미국의 자율주행 업체 ‘앱티브’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반영된 일회성 이익이 포함된 것이다. 게다가 원화 약세에 따른 효과도 있다. 1분기 원·달러 환율이 평균 1193원으로 전년 동기(1125원)보다 크게 상승했다. 이 같은 일시적 이익 제외 시 실제 성적표는 부진하다.

기아차도 1분기 순이익이 반토막 나는 등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영업이익은 25.2%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59.0% 급감했다. 그나마 우호적 원·달러 환율 영향과 신차 효과 등으로 방어했다. 현대·기아차는 1분기 순이익이 81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9% 감소했다. 

현대차는 자동차 부문에 11조원 수준의 현금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 환경을 예측하기 어렵다보니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유동성 관리를 경영 최우선 과제로 둔 것이다. 기아차도 회사채 600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기아차는 10조 이상 유동성을 보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완성차·부품업계는 정부에 유동성 지원 33조원을 요청해둔 상태다.

문제는 2분기 이후다. 글로벌 공장 ‘셧다운’에 따른 생산차질과 판매중단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요절벽에 따른 부정적 수치들이 가시화되며 불안심리 또한 가중되고 있다. 글로벌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와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글로벌 수요가 14~15%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무엇보다 자동차 부품업계는 줄도산 위기에 직면했다. 부품업체 상당수가 현금까지 바닥나며 유동성 확보에 비상불이 들어왔다. 자동차업체 60% 이상은 신용대출도 어려운 상황이다. 상당수 부품업체들은 유동성 악화에 대비해 임금 지불 유예와 삭감을 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어음 인수, 대출금 만기연장, 세금 감면 등 정부 지원이 없으면 하반기 부품업체들의 연쇄도산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 22일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 안정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조선 등 산업 특성과 개별 기업 수요에 맞춰 대출, 지급보증, 출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신속성이다.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 부품 협력업체의 경우 현 상황에서 한 달도 버티기 어렵다. 40조원 규모의 기금을 7개 기간산업에서 나눠 사용하게 되는 만큼, 개별 업체마다 어느 정도 공급될 지는 미지수다.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부품업체가 하루빨리 원활하게 대출이 가능하도록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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