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대위 28일 출범...70년대생 기수론에 홍준표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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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비대위 28일 출범...70년대생 기수론에 홍준표 반발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0.04.2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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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홍준표·유승민 등 대선주자에 "유효기간 지났다"
홍준표 "두 마디에 뇌물 수수 자백...노욕 찌든 부패인사"
24일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 하나 정치토론회'에서 김종인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이 개회사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 하나 정치토론회'에서 김종인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이 개회사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오는 28일 김종인 비대위 체제 출범을 앞두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등 보수진영 대권주자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당초 김종인 비대위에 찬성했던 홍 전 대표는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자신과 유승민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 보수진영 대권주자를 두고 '유효기간이 지났다'고 평가하자, 김 전 위원장의 과거 뇌물 수수 사건 등을 언급하며 '노욕에 찌든 부패인사'라고 거칠게 공격하고 나섰다. 김 전 위원장은 '70년대생 경제통'을 차기 주자로 키울 것이라고 공언했다.

▮김종인 "홍준표·유승민·원희룡 시효 끝나"

지난 24일 김 전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2년 뒤 치러질 20대 대선과 관련, "70년대생에 출생한 사람 중 비전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 국가적 지도자로 부상했으면 한다. 2년이면 새로운 인물군을 키우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라며 말했다. 특히 그는 다음 대선 이슈를 경제로 전망하며 "경제 대통령론이 떠오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가급적이면 70년대생 중 경제에 대해 철저하게 공부한 사람이 후보로 나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비대위 구성과 관련해 “비대위를 원외 3040세대 2~3명과 초재선 현역 의원으로 꾸리겠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러면서 "지난 대선에 출마한 사람들 시효는 끝났다고 본다"고 했다. 지난 대선에 출마한 홍 전 대표, 유 의원, 원 지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종합하면 김종인 비대위가 출범할 경우 원외 3040 세대를 주축으로 당의 무게추가 이동하고, 특히 40대인 70년대생 중에서 차기 주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홍 전 대표 등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흐름이다. 

▮홍준표 "부끄러움 안다면 기웃거리지 말라"

당초 김종인 비대위 출범에 공개 찬성 의견을 냈던 홍 전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의 인터뷰가 나온 직후 입장을 180도로 뒤집었다. 그는 25일과 26일 연 이틀 페이스북을 통해 김 전 위원장을 성토하고 나섰다. 그는 26일 "정체불명의 부패 인사가 더 이상 당을 농단하는 것에 단연코 반대한다"며 "(비대위 체제 전환을 확정할) 전국위원회 개최 여부를 지켜보고 다시 대책을 세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통 보수우파 야당이 그렇게 만만해 보였다면 그건 크나큰 오산이 될 것"이라며 "노욕으로 찌든 부패 인사가 당 언저리에 맴돌면서 개혁 운운하는 몰염치한 작태는 방치하지 않겠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의 뇌물 수수 사건 수사를 언급하며 "부끄러움을 안다면 이제 우리당 언저리에 더 이상 기웃거리지 말라. 더 이상 뇌물 전과자로 개혁 대상자인 분이 지금까지 개혁 팔이로 한국 정치판에서 이당 저당 오가면서 전무후무할 비례대표 5선을 했으면 그만 만족하고 그만둘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도 했다. 

▮김종인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 비화 공개

홍 전 대표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이 1993년 청와대 경제수석 재직시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 당시 주임검사는 함승희 검사였다. 함 검사는 홍 당선자의 2년 선배 검사로 함 검사가 김 전 수석을 소환해 밤샘 수사를 했지만 김 전 위원장이 자백하지 않자 함 검사는 아침에 조사실을 나오며 "홍준표가 파견 나와 있다. 홍 검사가 조사하러 올 것이고 그는 조폭수사 전문이라 거칠게 수사한다"고 겁을 줬다고 하며, 이후 홍 전 대표가 조사실로 들어갔다. 조사실에서 홍 전 대표는 김 전 위원장에게 "가인 김병로 선생 손자가 이런 짓을 하고도 거짓말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느냐. 더 이상 뻗대면 뇌물 액수가 더 크게 늘어날 테니 지금까지 추적하는 것으로 끝내자"고 말해 김 전 위원장이 즉시 자백했다는 것이다. 

▮ 유승민 "적당히 비대위에 맡기면 보수 소멸"

한편 홍 전 대표와 함께 역시 다음 대선 도전이 유력한 유 의원도 김종인 비대위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의 인터뷰가 나오기 전 출연한 MBC '100분 토론'에서 "적당히 비대위에 맡기고, 시간이 지나 대선은 와 있고, 지난 총선에서 혼을 냈는데 또 이러고 있다면 보수 야당은 정말 소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왜 졌는지 알아내고 앞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내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누가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알아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재철 원내대표가 전화로 비대위와 조기 전당대회 중 고르도록 한 방식 자체가 옳지 않았다. 패배의 원인을 알고 갈 길을 찾으면 비대위를 할지, 전대를 할지 답은 쉽게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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