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폭리’ 취하며 ‘대중화’ 역행하는 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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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폭리’ 취하며 ‘대중화’ 역행하는 골프장
  • 한종훈 기자
  • 승인 2020.04.2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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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지난해 국내 골프장은 최고 호황을 누렸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2019년 국내 골프장 경영 실적을 잠정 분석해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장 영업이익률은 22.5%에 이르렀다. 2018년 영업이익률 16%보다 6.5%나 올랐다. 경제성장률이 2018년 2.7%에서 지난해 2%로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경기는 후퇴했지만, 골프장 영업이익은 많이 늘어난 셈이다.

골프장 영업이익률이 상승한 것은 겨울 기온이 높아 눈이 많이 오지 않았고, 8월에는 폭염이 덜해서 영업 가능 일수가 평균 7일가량 늘었다. 여기에 52시간 근무제 확산 등으로 골프장 이용자도 2018년보다 6.6% 증가했다.

올해도 골프장들은 승승장구를 달리고 있다. 코로나19가 호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로 퍼진 코로나19 때문에 해외 골프투어가 힘들어지자 많은 골퍼들이 국내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또, 야외에서 자신의 공을 가지고 진행하는 종목 특성상 동반자와 접촉할 일이 크게 없는 것도 골프장을 많이 찾는 이유 중 하나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주말에는 예약을 쉽게 할 수 없을 정도로 골프장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골프 비용도 오르고 있다. 수요가 많으니 골프장들은 그린피를 비롯해 각종 비용을 인상하는 모습이다. 수도권 골프장의 경우 올해는 주말 그린피를 30만원 가까이 받는 곳도 수두룩하다.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린피가 저렴했던 강원권과 충청권 골프장도 예년보다 그린피가 평균적으로 2-3만원 이상 올랐다.

카트비와 캐디피 등도 인상한 골프장도 많다. 이제는 팀당 카트비 8만원을 받는 골프장을 찾아보기 힘들다. 보통 9만원에서 10만원, 많게는 12만원까지 받는 곳도 있다. 카트비는 골프장이 폭리를 취하는 대표적인 수단이다. 카트 1대 가격이 평균적으로 1000만원 대인데 이를 1년만 사용해도 충분히 본전을 찾을 수 있다. 카트 한 대당 수명은 적게는 5년 많게는 10년이다. 캐디피 역시 12만원에 13만원으로 올린 골프장도 많아지는 추세다.

비싼 식음료는 꾸준히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골프소비자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골프장의 캔맥주는 시중보다 9.8배, 이온음료 8.2배, 삶은 계란은 6배나 높게 팔고 있다. 시중에서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순대 같은 안주류도 기본 3만원, 식사류는 1만5000원은 지불해야 한다.

점점 높아지고 골프 비용은 대중화와는 거리가 멀게만 느껴진다. 실제로 주말에 라운드를 한번 하는데 골프 비용, 교통비, 식비 등을 합하면 최소 30만원 이상이 든다. 직장인이 골프를 대중적으로 즐기기엔 큰 금액이다. 특히 골프장들의 이러한 가격 인상 행위는 골프 대중화에 역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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