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0’이 9만원?… 판매 부진에 할인 마케팅 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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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20’이 9만원?… 판매 부진에 할인 마케팅 과열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0.04.2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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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20' 판매를 홍보하고 있는 통신사 모델들. 사진=SK텔레콤 제공
'갤럭시 S20' 판매를 홍보하고 있는 통신사 모델들. 사진=SK텔레콤 제공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S20’ 시리즈가 판매 부진에 시달리면서 할인 마케팅 경쟁에 불이 붙었다.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는 통신사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워진 유통점까지 적극 나서면서 할인율을 실제보다 부풀린 과장광고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에는 갤럭시 S20을 ‘최대 92% 할인’ 등 이달까지 한정적으로 파격적인 조건에 판매한다는 다양한 광고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할인 후 실제 구매 금액은 일반형 기준 9만250원, 상위 ‘울트라’ 모델 기준 26만3500원이라고 홍보한다. 갤럭시 S20 시리즈의 출고가는 사양별로 124만8500~159만5000원이다.

이 중 다수는 ‘5G 클럽(SK텔레콤)’ 등 통신사의 보상 프로그램 할인에 선택약정 할인(요금할인)을 포함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5G 보상 프로그램은 기존 단말기 이용자가 신형 5G 기기를 개통할 시 48개월 할부로 납부할 금액의 절반(12개월분)을 면제해준다. 이렇게 50% 할인 효과를 보고 25%의 선택약정 할인과 10% 이하의 유통점 지원금 등이 더해지면 최종적으로 10만원 아래까지 가격이 내려간다는 내용이다. 이외 통신사의 신용카드 제휴 할인 등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4월 한정’이라는 조건으로 이 같은 마케팅이 자행되고 있는 것은 통신사의 판매 정책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사는 매월 유통점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 등을 정한 판매정책을 내놓고 이에 따라 각 매장에서 특정 기종 또는 프로그램을 앞세운 마케팅이 전개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마케팅 행위가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유통점 관계자는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단말 가격 보상 프로그램을 각 판매자들이 특별한 혜택처럼 홍보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선택약정 할인도 단말기 가격이 아닌 요금에서 소비자가 정당하게 받는 할인인데 이를 지나치게 포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페이백(가격의 일부를 현금성으로 돌려주는 행위)’ 등 불법 보조금도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점에 지급되는 판매장려금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구매 후 일정 현금이나 상품권 등을 지급하는 것으로 이 같은 조건을 찾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서울 신도림이나 테크노마트 등 매장을 찾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주력 제품인 갤럭시 S20 흥행에 발목을 잡힌 삼성전자, 5G 상용화 후 가입자를 늘려 수익성을 회복해야 하는 통신사,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리점 등 통신사 유통망 등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유통망에 지급되는 판매장려금도 제조사와 통신사가 각각 지급하는 만큼 마케팅에 영향을 준다. 

지난달 6일 국내 시장에 출시된 갤럭시 S20 시리즈는 최고 사양(울트라) 기준 100배 광학 줌 기능을 지원하는 1억800만 화소 후면 쿼드 카메라, 최신 7나노미터(nm) 옥타코어 프로세서, 12GB RAM 등 현존 최고 사양으로 무장하고도 전작 ‘갤럭시 S10’의 60~70% 수준 판매량을 기록하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액세서리 등 외부 발주량도 전작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점 관계자는 “실제 (갤럭시 S20)을 찾는 손님은 갤럭시 S10 대비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것 같다”며 “구형 모델들의 단말기지원금이 높아진 데 비해 고가의 갤럭시 S20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비싸진 가격 덕분에 약정 기간이 지나고도 새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너무 죽어있고 5G 가입자 증가가 정체되고 있다보니 시장을 살려보려는 공감대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인 대리점들도 코로나19로 힘들다보니 판매장려금까지 할인으로 돌리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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