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동산 공약, 여느 때와 같았다
상태바
[기자수첩] 부동산 공약, 여느 때와 같았다
  • 전기룡 기자
  • 승인 2020.04.16 14: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4·15 총선은 여느 때와 같았다. 여느 때와 같이 표퓰리즘성 부동산 공약이 속출했고, 여느 때와 같이 실현 가능성 낮은 부동산 공약이 쏟아졌다. 여느 때와 같지 않았던 부분을 꼽아본다면 기존의 정체성과 궤를 달리 하면서까지 표심 잡기에 나선 여당의 모습 정도다.

더불어민주당은 부동산 공약을 세우는 데 있어 유권자를 청년 계층과 자산가 계층으로 구분했다. 청년 계층을 위해 주거 복지를 강화하겠다면서도, 자산가 계층에게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완화하겠다며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먼저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주거 복지와 관련된 공약들은 여당답게 현 정부의 기조와 궤를 같이 했다. 3기 신도시와 지역거점 구도심, 국공유지 등을 통해 10만가구 규모의 청년·신혼부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게 대표적이다.

금융비용 부담을 덜어줄만한 공약도 제시했다. 민주당은 일반 수익공유형 모기지를 청년·신혼부부 전용으로 다듬어 기존 대출금리(1.5%)보다 0.2%포인트 낮은 1.3%짜리로 새롭게 도입하고, 상품의 대출한도(2억원→3억원)과 상환기간(20년→30년)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와 달리 당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점쳐졌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규제 일변도와 상반되는 공약을 내놨다. 바로 종부세 완화다. 앞서 문 정부가 내놓은 12·16 부동산 대책을 통해 종부세와 함께 재산세를 강화하겠다고 제창한 바 있다.

특히 종부세 강화는 문 정부와 민주당의 핵심 부동산 정책이다. 민주당 소속 20대 국회의원이라면 지난 2018년 관련 법안이 발의될 때 찬성표를 던진 이력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낙연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필두로 여당은 강남 지역구를 잡기 위해 기조를 훼손하기에 이르렀다. 그래서였을까. 민주당은 강남3구에 할당된 8석 가운데 1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그렇다고 미래통합당이 잘 한 것도 아니다. 미통당은 뜬금없이 3기 신도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공약했다. 3기 신도시 정책이 서울 지역 부동산 가격에 대한 억제 효과가 없을 뿐더러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 보상금이 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악순환을 야기했다는 논리다.

아쉬운 점은 현 정권과 민주당의 정책을 반대하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마 이 공약을 앞세워 3기 신도시로 직격탄을 맞은 경기 고양시, 남양주시를 공략하려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선거 결과가 말해주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3기 신도시의 재검토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진작부터 깨닫고 있었다.

4·15 총선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라는 변화를 겪었다. 하지만 부동산 공약들은 여느 때와 같이 표퓰리즘 성격이 짙었고, 여느 때와 같이 실현 가능성이 떨어졌다. 다음 총선이 여느 때와 같지 않기 위해서라도 부동산 공약에 대한 검증이 촘촘해질 필요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