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언컨택트 시대에도 대면영업 90% 보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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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언컨택트 시대에도 대면영업 90% 보험사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4.1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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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보험업계는 금융권에서 대면영업에 가장 많이 의존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언컨택트 시대라는 말이 익숙해졌지만, 보험사에는 그렇지 않다. 보험업계를 취재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월간보험통계를 보았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서 공시하는 월간보험통계에는 보험사 대면영업 비중이 90%를 넘었다. 은행은 현재 10%를 밑돌고, 증권사 주식거래는 스마트폰 앱이 PC를 앞질렀을 정도다.

금융권에서 보험사만 유일하게 대면영업을 고집하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보험업계는 복잡한 보험상품 구조 탓에 대면채널인 설계사 의존도가 높다. 비대면 채널인 전화나 홈쇼핑, 인터넷은 광고비를 비롯한 사업비 부담으로 가격경쟁력 면에서 뚜렷한 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이나 여행자보험, 치아보험처럼 가입을 의무화했거나 보장내용을 정형화한 상품을 중심으로 비대면 채널 거래 비중이 높아지고는 있다. 물론 다른 금융권에 비하면 변화가 미미하다. 그래도 비대면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2017년 보험연구원이 실시한 조사를 보면 새로운 보험 수요층인 20~30대는 대면채널보다 비대면채널을 더 선호하는 걸로 나타났다.

보험업 전망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준금리가 크게 떨어져 생명보험사는 심각한 역마진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로 신규 보험가입자 유치도 어려워졌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3대 생보사(삼성·교보·한화생명)와 5대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장기해약환급금은 3월 기준 3조162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2조3294억원에 비해 30% 가까이 늘었다. 살림살이가 어려워지자 보험부터 해약하고 있는 것이다. 보험사는 고객 보험료를 자산으로 활용해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 하지만 자산을 투자할 마땅한 곳을 찾기 어려울 만큼 경제나 금융시장 상황이 불안정하다.

보험사가 전통적인 영업방식을 고수한다면 생존을 장담하기 어렵다. 지속적으로 새로운 고객층을 끌어들여야 한다. 결국 보험뿐 아니라 대출을 비롯한 여타 상품을 쉽고 간편하게 제공할 수 있는 비대면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증권사가 거래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하고도, 어떻게 수익을 늘리고 있는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언컨택트 시대를 맞아 보험사 체질개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담당업무 : 보험·카드·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과 P2P 시장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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