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과 '강성'이 만났다. 입법전쟁 재연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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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과 '강성'이 만났다. 입법전쟁 재연될 듯
  • 매일일보
  • 승인 2009.05.2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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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체제의 의미와 전망, 첫 시험대는 6월 국회

【서울=뉴시스】향후 1년간 한나라당 원내 대책을 이끌 신임 원내대표에 4선 중진 안상수 의원이 선출됐다.

주류계 안 의원이 신임 원내 지도부에 선출된 데에는 막판 친이계의 세 결집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립 성향의 황우여 의원이 '당 화합'을 표방하며 친박계 최경환 의원과 동반 출마를 선언하면서 막판 '돌풍의 핵'으로 부상한 데 대한 주류계의 '반작용'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가 사실상 '최경환 카드'를 암묵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친이계 내부의 위기감이 확산됐고, 결과적으로 친이재오계를 중심으로 한 주류계의 표심 결집 현상으로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 이강래 의원이 선출된 것도 한나라당 경선 결과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강성'으로 꼽히는 민주당 이강래 신임 원내대표와 맞서기 위해서는 '강한' 원내대표가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된 것이 '부드러운 리더십'을 표방하는 황 의원이나 정 의원보다는 '저돌적' 이미지의 안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상수 호'가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우선 당내에서는 4.29 재보선 패배 후유증을 수습하고 계파 갈등을 푸는 것이 선결 과제다.

관건은 친박계와의 관계 설정이다. 당내 일부에서는 주류계의 안 의원이 당선되면서 친박계와의 관계가 냉각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게 사실이다.

당내 화합을 위해서는 친이계와 친박계 간의 뿌리 깊은 불신을 실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어야만 하는데, 안 의원이 어떤 특단의 조치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당내 갈등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친박 성향의 김성조 신임 정책위의장이 일정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당 화합을 위해 모든 인사는 계파를 가리지 않고 능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탕평책 쓸 것"이라며 "적어도 일주일에 두 세 번은 의원들과 된장찌개라도 먹으면서 정을 나눌 것"이라고 화합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또 "근본적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와의 상호 협력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당협위원장은 현역 위주로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야 관계에 있어서 안 원내대표의 첫 시험대는 6월 임시국회다.

언론 관계법과 비정규직법을 비롯한 쟁점 법안이 산적해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특히 이강래 신임 원내대표가 언론법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여야 합의 사항인 6월 국회 회기 내 표결 처리가 성사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강성' 대 '강성'이 만나 지난 연말 연초 '입법 전쟁'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게 사실이다. 안 의원이 야당과의 불협화음을 최소화하면서도 협상을 합리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과거 야당 원내대표로서 '좌파' 정권과 대선, 총선을 치르면서 싸움이 불가피했다"며 "경제 입법과 미디어법이 시급하지만 몸싸움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이 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안 의원은 이어 "나는 유연하고 부드럽지만 원칙을 지키는데 단호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인내를 가지고 야당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당정청 소통 구조를 어떻게 구축하느냐도 안 의원에게 부여된 중요 과제다. '일방통행', '상명하달'식 의사 결정 구조에서 탈피해 당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어야 한다는게 당내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당정청 소통과 조정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며 "당정 회의시 상임위 간사와 정조위원장 반드시 참여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또 "정부와 청와대가 시키는 대로 하는 한나라당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성공하도록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하겠지만 국민의 뜻에 맞지 않을 때에는 과감히 수정하고 거절해서 한나라당이 입법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휴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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