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 빠진 보험사 운용자산이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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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 빠진 보험사 운용자산이익률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4.09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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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장기화 따라 운용자산 이익률 급락
확정형 보험 만기 다가오면서 역마진 우려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0%대 진입에 따라 운용환경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고객들에 돌려줘야 하는 고금리 확정형 상품의 만기도 다가오면서 역마진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9일 생명보험협회 따르면 생명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6%로 집계되고 있다.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010년 6%에 달했지만 매년 꾸준히 하락해 2016년 3.9%, 2017년 3.5%, 2018년, 3.6%로 낮아지고 있다.

보험사별 운용자산이익률을 살펴보면 올해 1월 기준 메트라이프생명이 4.5%로 가장 높고,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흥국생명이 4.0%로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반면 라이나생명이 2.6%로 가장 낮고 NH농협생명과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등이 2.9%로 하위권에 속해 있다.

운용자산이익률은 고객에게 거둬들인 보험료를 채권 등에 투자해 이익을 올린다. 하지만 금리가 저금리로 접어들게 되면 보험사들의 운용수익률도 악화된다. 보험사는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굴려 재정을 운용하는데 국고채나 우량 회사채 등 기준금리에 민감한 채권을 매입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운용수익률 악화는 과거 고금리 시절에 상품을 팔았던 보험사에는 역마진의 원인이 된다. 생보사들은 1990년대에 무려 8~9%, 2000년대 초반까지 5~6%의 이율이 책정된 상품을 팔아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확정금리형 보험상품 244조4000억원 중 149조8000억원은 5% 이상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이다. 비중으로 보면 60%가 넘는다. 자산을 운용해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고객에 돌려줘야 하는 비용이 더 큰 셈이다.

여기에 올해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는 보험사의 생존마저 위협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24개 생명보험사와 31개 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이익 총합이 5조33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보다 26.8%(1조9496억원) 줄어든 수준은 물론 미국발 금융위기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터진 직후인 2009년 (3조9963억원) 이후 최저수준이다.

전문가들도 저금리 기조에 따른 보험사의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과도한 외형 확대를 자제하고 투자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보험사의 역마진 위기는 과거 저축성 보험 위주의 성장과, 과도한 금리경쟁에 따른 것”이라며 “이 같은 경쟁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금리연동형·실적형 상품의 라인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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