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철강업계, ‘생존 방정식’ 찾기 혈안
상태바
위기의 철강업계, ‘생존 방정식’ 찾기 혈안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04.09 15: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외 여건 열악…비핵심‧저수익 사업 구조조정과 원가절감이 당면 과제
철강업계, 수년간 조직 슬림화와 원가절감 등 구조조정 지속 추진해와
내수 사정 그나마 나은 편, 수출 문제 장기화 시 실적 반등 어려워
출하 대기 중인 포스코의 열연코일. 사진=포스코 제공
출하 대기 중인 포스코의 열연코일. 사진=포스코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철강업계가 전‧후방 산업의 부진 속에 경영실적 압박을 받고 있다. 그동안 철강업계는 구조조정 등 자구 노력을 통해 재무 건전성 개선과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었지만 대외적 여건 악화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철강업계는 포스코가 지난 2015년 적자를 기록한 이후 구조조정 등 고강도 사업 개편 작업을 통해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에 성공했다. 동국제강도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 인력 조정 등 전사적 구조조정을 통해 정상화 작업을 마쳤다. 또 동부제철도 지난해 KG그룹에 인수되면서 산업은행과의 자율협약을 졸업하는 등 업계 전반에 걸쳐 진행되던 구조조정이 일단락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세계 수요가와 국내 후방산업들의 체감경기가 글로벌 금융 위기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영업이익 감소와 감산 등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이미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실적이 감소하고 있던 철강업계는 올해 1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반등 시기가 상당히 지연될 분위기다.

9일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의 1분기 영업이익률(연결기준)이 4.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4분기보다는 소폭 개선됐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3.4%p 감소한 수치다. 특히 현대제철은 지난 4분기 적자에 이어 올해 1분기도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예상했다. 에프앤가이드는 적자를 면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영업이익이 200억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4분기 적자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영업이익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간 바 있다. 올해는 상반기부터 실적이 좋지 않아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동국제강과 동부제철도 4~5월 감산을 준비하고 있을 만큼 상황이 녹록치 않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CSP 정상화가 쉽지 않고, 올해 추가 투자비용과 회사채 만기가 겹쳐 자금 조달을 걱정해야 한다. 이미 조달 방안을 마련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코로나 사태 장기화 시 자금 압박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철강업계는 불황 극복을 위해 기본적으로 비핵심‧저수익 사업 구조조정과 원가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 주주총회 때 불황 극복을 위한 기본 기조로 이 같은 내용을 밝힌 바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베트남 SS VINA 철근부문 매각과 더불어 비핵심 사업의 계열사 분리 등을 추진해오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일부 인력 희망퇴직과 함께 사업 부문 재편에 나선 상황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 불황 여파로 사업 매각 주체를 찾기 힘든 상태다. 전사적 원가절감과 더불어 수익성이 낮은 인천공장 및 A열연 등 전기로 가동률 조정을 통해 손실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다만 철강업계는 최근 수년간 구조조정 등을 겪으며 이미 조직 슬림화와 전사적 원가절감 등을 지속 추진해오고 있어 타 산업군에 비해 타격이 크지 않은 편이다. 포스코는 불황에도 유럽의 아르셀로미탈이나 바오산강철 등 중국 철강업체, 일본 JFE스틸 등에 비해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JFE스틸은 열연 생산을 감산하는 등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내 철강 산업은 그나마 내수 충격이 덜한 편이지만, 유럽 등 주요 수출지역의 침체가 지속되면 실적 반등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